핵폭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지만 폭심지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생존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키프로스 니코시아대학 연구팀은 핵폭발이 일어ᄂᆞᆻ을 때 실내 어디로 도망치면 가장 안전할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핵폭발이 일어나면 부근 사람이나 건물은 곧바로 증발해 버리는 한편 주변에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핵폭발이 일어나면 폭심지로부터 떨어진 장소에서도 방사선에 의한 건강상 피해가 발생하지만 폭풍에 의한 피해는 폭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건물 내에 있을수록 경감된다. 핵무기 전문가는 핵폭발이 일어나면 피해 영역을 폭심지에서 가까운 쪽에서 중증 데미지 존(SDZ), 중도 데미지 존(MDZ), 경도 데미지 존(LDZ) 3가지로 구분한다.
3가지 피해 지역 중 SDZ에 존재하는 건물과 사람은 거의 전멸하고 폭발을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지하철이나 지하 주차장 내에 있는 일부다. 한편 LDZ에선 사람들이 폭풍에 의해 경증을 입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즉시 생명을 위협받지는 않는다. 문제는 MDZ다. 이 영역에선 콘크리트 구조물 등은 파괴되지 않지만 건물 내부에 분 폭풍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750kt 핵탄두가 날아왔다고 가정하고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핵폭발에 의한 폭풍 피해를 시뮬레이션했다. 750kt 핵탄두가 날아왔을 경우 MDZ는 폭심지로부터 4∼48km 이상이 된다고 한다.
연구팀은 현대 전술적 핵무기 위력은 5∼15kt 정도지만 이번 연구에선 러시아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인 RS-28 등 극단적 핵무기를 염두에 뒀다고 밝히고 있다. 참고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은 20KT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실내에 있는 인간 생존에 대한 주요 위험은 건물 다양한 개구부, 예를 들어 창문을 통해 침입하는 극단적인 고속 바람이라며 또 실내 충격파 파급은 벽과 상호 작용하며 모퉁이와 문, 장애물 주위에서 편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실내에 불어온 폭풍 위력은 장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핵폭발에 의한 폭풍은 실내 복도나 문, 창 등 좁은 공간을 통과할 때 일시적으로 가속되어 인체에 손상을 주는 수준 과압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최악의 경우 실내 폭풍 과압은 인간 체중 18배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멀리서 폭발을 보면 가능하면 빨리 대피해야 한다며 가장 위험한 장소는 창문, 복도, 문이라며 폭발 앞에 위치한 방에서도 폭발을 향한 벽 모서리에 있으면 고속 폭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연구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이번 연구에 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22년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연구 동기가 됐다며 또 폭발로 붕괴되지 않은 건물 내에서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MDZ에서 바람 힘이 실내에 있는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선행 연구가 없었다며 핵폭발 유해성을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