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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첨단 칩 기술, 中에 수출할 수 없다?

ARM홀딩스는 스마트폰에서 슈퍼컴퓨터까지 다양한 기기 칩에 채택되는 ARM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ARM의 첨단 칩 기술인 네오버스 V(Neoverse V) 시리즈가 미국과 영국 규제로 인해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ARM이 판매하는 건 칩 본체가 아니라 다양한 칩에 사용되는 설계 기술 라이선스다. ARM 아키텍처는 저전력 설계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SoC 등에 많이 사용되며 첨단 네오버스 V 시리즈는 클라우드나 슈퍼컴퓨터용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용 칩 설계에 이용된다.

그런데 미국에 의한 중국 칩 수출 규제 강화로 인해 네오버스 V 시리즈가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됐다는 것. 일반 무기나 군사 전용 가능한 기술 수출 관리에 관한 다국 협정인 바세나르체제(Wassenaar Arrangement)는 반도체 관련 기술도 수출 관리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수출 규제를 실시하는 미국과 영국은 핵무기 개발에 전용이 가능한 네오버스 V 시리즈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ARM은 중국에 네오버스 V 시리즈를 판매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도 있지만 미국 정부 방침으로 신청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또 영국 정부는 개별 라이선스 신청에 대해선 논평하지 않고 자국은 영국 기업과 학술 기관이 영국 가치관을 반영하고 국가 안보 우려를 배려한 형태로 중국과 관련되도록 지원할 걸 약속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 세계 기술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 대부분은 ARM 아키텍처에 의존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중국 대표 기술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다루고 있지만 클라우드용 칩에는 네오버스 V 시리즈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 한편 이미 AWS는 첨단 클라우드 컴퓨팅 칩으로 2021년 발표된 네오버스 V1을 채택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칩 제조 자회사(T-Head) 엔지니어는 자신들이 구미 국가에선 2류 인간으로 여겨지는 느낌이라면서 돈이 있어도 좋은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ARM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업을 전개하는 지역에서 적용되는 모든 수출 관련 규제 준수를 약속한다면서 최신 수출 관리를 완벽하게 준수하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세스를 갖췄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서방의 엄격한 수출 규제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오픈소스 아키텍처인 RISC-V를 이용한 칩 개발을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촉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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