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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전 침몰선에서 유독 화학 물질이…

1940년대 침몰한 나치 독일 해군이 사용한 선박이 해양 오염 원인이 되는 유독 화학 물질을 방출하고 있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원래 독일 어선이었지만 나치 독일 해군에 의해 접수되어 로테르담을 거점으로 하는 제13전 초소함대에서 초계정으로 활약한 V1302다. 이 배는 1942년 2월 12일 영국 공군 폭격으로 침몰했다.

영국 공군 폭격으로 가라앉은 건 이 배 뿐만은 아니다. 이들 침몰선에 쌓여 있던 석탄이나 탄약 등으로부터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새어나오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이 연구는 침몰선에 쌓여있는 석탄과 탄약, 다양한 중금속이 오염물질로 새어나오는 게 지적됐다. 이는 주변 환경이 미생물 수준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이 연구는 북해에 존재하는 침몰선이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Interreg VB North Sea Region Programme) 일환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바다 일부에 가라앉은 오래된 침몰선이 지역 미생물군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그리고 주변 퇴적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 했다며 이 미생물 분석은 프로젝트 내에서도 독특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해에 침몰한 침몰선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무수한 화학 물질이나 재료를 운반할 뿐 아니라 선체 자체도 이런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다. 또 선체에는 고스트넷, 페인트, 프로판 가스, 배터리, 엔진 오일, 청소 제품, 하수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나치 독일 침몰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팀은 현지로 가서 침몰선 선체와 퇴적물로부터 샘플을 채취했다.

샘플을 분석한 결과 폭약 등에 포함된 화학물 중 다환식 방향족 탄화수소로 불리는 화학물질과 함께 니켈이나 구리 등 중금속, 나아가 비소, 석탄, 가솔린 등이 발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금속과 PAH는 침몰선 근처에서 더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

침몰선 존재는 근처 미생물에도 영향을 미쳤다. PAH를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생물(Rhodobacteraceae, Chromatiaceae)이 오염 수준이 높은 영역에서 많이 검출되고 있다. 또 선박 샘플로 채취된 강철에선 이를 부식시키기 위해서 일하는 미생물이 많이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침몰선 부근에서 많이 검출되는 미생물이 주위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하지만 고농도 구리는 해양생물에 독성이 있을 수 있다. 또 해중 중금속은 해양 식물에 영향을 미치고 물고기 등 생물에 도입되어 이 물고기를 인간이 먹는 것으로 생물 농축된다는 경우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북해에는 5만 척에 달하는 침몰선이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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