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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에서 발견한 1956년 제조한 전설적 컴퓨터

할아버지 집 지하실에서 1956년 출시된 희귀한 컴퓨터인 LGP-30을 발견한 레딧 사용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컴퓨터는 유럽에서 45대만 제조된 것 가운데 하나로 전설적인 프로그래머가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해 마니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용자가 조부모집 지하실에서 발견한 한 LGP-30 외에도 1970년 제조된 DEC PDP-8/e도 있다. 주목받은 건 물론 LGP(Librascope General Purpose)-30. 1954년 캘리포니아공대 스탠 프랑켈(Stan Frankel)이 개발한 것으로 1956년 제품화 당시 가격은 4만 7,000달러였다. 크기는 840×1120×660mm이며 무게는 360kg이지만 당시로는 소형 컴퓨터였다. 내부에는 진공관 113개, 반도체 다이오드 1,450개, 자기 드럼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기억 용량은 요즘으로 따지면 15.8KB에 상당하는 4096워드인 31비트 컴퓨터다.

LGP-30가 희소해지고 있는 건 현존 수가 적기 때문만은 아니다. 멜의 이야기(The Story of Mel )라는 해커 전설 중 진정한 프로그래머로 꼽히는 인물인 멜빈 카이(Melvin Kaye)와 관련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멜의 이야기는 LGP-30 제조사인 리브라스코프(Librascope)에 근무하던 멜이 트럼프 게임인 블랙잭 프로그램을 LGP-30에서 다른 제품에 이식하는 일을 맡았을 때 천재적 또는 독창적 프로그래밍으로 이를 해냈다는 일화다. 이 이야기 저자이자 멜이 남긴 프로그램 디버거이기도 한 에드워드 나더는 너무 멋진 코드였기 때문에 경외섬에 디버깅을 중단하고 버그는 없었다고 보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커 사이에선 전설적인 이 얘기 외에도 LGP-30에는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나비 효과와 혼돈 이론 검증에 사용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 제품을 얻게 된 레딧 사용자는 만일 이게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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