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에는 도시나 철도 선로를 따라 공항 근처 등 다양한 장소에서 소음이 문제가 되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소음이 동물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건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앵글리아러스킨대학 생명과학 연구자 페이 클락 등이 동물에 대한 소음 피해에 대해 밝혀 눈길을 끈다.
건설 현장이나 혼잡한 도로, 비행기, 철도 등 인간에 의한 소음은 곳곳에 있지만 소음을 막으려는 시도 대부분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동물을 대상으로 한 건 소수다. 하지만 인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살고 있는 가축이나 애완동물 등 동물에게는 소음이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간에게 있어 소음을 생각할 때에는 소리 크기를 dB로 나타내고 소음 레벨을 측정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동물에 있어 소음 피해는 데시벨만으로 측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인간 가청 영역은 주파수가 20Hz에서 2만Hz 범위로 되어 있지만 박쥐나 돌고래 등은 인간에게 느껴지지 않는 고주파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것 외에 코끼리는 10∼40Hz라는 초저주파를 내보내 멀리 떨어진 개체와도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있다. 또 거미속에는 발이나 머리로 소리 진동을 느끼는 종류가 있는 등 인간에게는 느낄 수 없는 소리도 동물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동물 소음에 대한 감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건 주파수가 높거나 낮은 게 아니라 주변 소음이 동물 가청 영역에 맞는지 여부라는 것이다. 동물에 대한 소음 연구에선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소음에 의해 청각에 영구적 손상이 남는 게 확인됐고 진통제 투여 유무로 소음에 대한 다른 행동을 취하기 때문에 소음이 무엇인지 고통스러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시사된다. 또 수송 중인 가축은 귀에 들리지 않는 고레벨 소음을 경험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더구나 실험실에선 케이지에 갇혀 있지 않은 야생동물에 있어서도 인간이 발하는 소음이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불임을 가져오고 이동 경로나 서식지 변경을 일트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물고기도 극단적인 소음이 부대를 손상시켜 청력과 부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 밖에 소음에 노출된 쥐에선 일시적으로 학습, 기억력이 증가했지만 노출 기간이 연장되면서 학습, 기억력이 유의하게 저하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소음과 치매간 관계가 나타나고 있으며 쥐에서도 마찬가지로 소음이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만일 애완동물이나 가축이 소음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합성 페로몬이나 장난감을 이용해 기분을 진정시킬 수도 있지만 예방은 치료보다 뛰어난 만큼 먼저 소음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실내에서 동물을 키울 때에는 소음이 발생하는 청소나 원예 등 작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동물 주변 환경이 소리를 어떻게 반사하는지 체크하는 게 좋다고 한다. 또 불꽃놀이와 번개 등도 동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베개와 담요 등 소리를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걸 준비하고 동물이 무서워하면 이들로 몸이나 케이지를 감싸주는 게 유효할 수 있다. 건설 공사와 소음이 난 곳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