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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가솔린차보다 에너지 효율 얼마나 높을까

전기차와 가솔린차 차이는 단순히 모터를 움직이는데 사용되는 게 전력이냐 가솔린이냐는 게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라는 점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전기 자동차 에너지 효율은 가솔린차보다 놀라울 정도로 높다. 그 이유는 뭘까.

가솔린 차량에 이용하는 내연기관은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가솔린차는 연료가 되는 가솔린에 포함되는 에너지 중 80%를 낭비하고 있어 실제로 바퀴를 앞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이용되는 에너지는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내연기관이 비효율적인 이유는 열역학적 이유 때문이다. 내연기관은 액체 연료를 가열해 가압가스를 생성하고 피스톤을 눌러 크랭크샤프트를 돌려 바퀴를 회전시키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열 등으로 변환되어 도망가 버리기 때문에 도달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다.

가솔린차에서 낭비되는 에너지와 바퀴에 도달하는 에너지를 보면 가솔린에 포함되는 에너지 중 68∼72%는 엔진 폐열이 되고 4∼6%는 엔진 냉각 시스템 등 동력으로 사용되고 또 트랜스미션 등 드라이브 기구에 있어 기계적 마찰로 3∼5%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또 오디오나 라이트 등 보조 전기 부품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최대 2%다. 최종적으로 바퀴 동력이 되는 건 가솔린 전체 중 16∼25%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8,000원으로 가솔린 5리터를 구입했다면 차가 이동하는데 사용되는 건 1리터 뿐이며 나머지 4리터는 다른 곳에 소비된다는 얘기다.

연비가 좋은 차는 더 가볍고 작고 공기역학적으로 뛰어나 구동 부품에 도달하는 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는 게 가능하지만 내연기관 구조상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가장 연비가 좋은 가솔린차조차 이런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 가솔린차보다 효율적인 디젤 엔진에서도 60% 정도 에너지가 열 등으로 손실된다고 한다.

한편 전기차는 가솔린차와 완전히 다른 시스템 추진을 이용한다. 에너지는 전기 형태로 차량에 충전되어 액체 연료를 태우고 가스로 만드는 것 같은 다른 에너지로 변환하지 않고 직접 구동 부품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에 비해 가동 부품이 적은 구조이며 움직이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도 적고 바퀴 회전을 발전기로 하는 회생 브레이크에 의해 마찰이나 열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전기차에서도 에너지 손실은 피할 수 없다. 충전할 때 10% 정도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것 외에 18%가 구동 프로세스에서 손실되거나 3%는 냉각 시스템에서 손실된다. 또 보조 전기 부품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량은 최대 4%다. 하지만 구동 부품에 도달하지 않고 손실되는 에너지는 31∼35%에 그치며 회생 브레이크에 의한 에너지 회수율은 22%이기 때문에 종합하면 충전 에너지 중 87∼91%가 바퀴를 움직이는데 사용된다는 계산이다.

미국에선 하루 890만 배럴 자동차용 가솔린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적으로 보자면 전체 중 80%가 열이나 마찰 등으로 낭비되고 있어 차량 추진에 이용되는 건 불과 180만 배럴 상당 에너지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가솔린차를 모두 전기차로 대체하면 소비되는 에너지 총량은 11% 에너지 손실을 더해도 기껏해야 가솔린 200만 배럴 상당히며 대폭적인 비용이나 에너지 절약을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전기를 발전할 때에도 에너지 손실은 생기기 때문에 연료가 되는 화석연료나 원자력 등에 포함되는 에너지가 모두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발전소는 가솔린차 내연기관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에 석탄이나 원자력 발전 에너지 효율은 33%, 천연가스 발전소라면 44%, 수력 발전은 90% 발전 효율을 자랑한다.

발전소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면 석탄 화력 발전이라면 에너지 효율 31%, 천연가스 발전은 48%, 수력 발전이라면 75%로 가솔린차를 웃도는 효율로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바꿀 수 있다.

더구나 전기차 배터리 제조 프로세스의 경우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는 가솔린 280리터 상당으로 전기차로 전환하면 순식간에 되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 세계 에너지를 탈탄소화하는 건 거대하고 어려운 과제지만 적어도 자동차 분야에서 전기차로 이행을 하는 건 대폭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는 주행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와 환경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에너지 수요 전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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