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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만으로 해수를 담수화하는 장치?

MIT와 상하이교통대학 연구팀이 해수를 넣고 태양광으로 비추는 것만으로 담수를 만들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장치 비용은 불과 4달러로 1개만 있으면 4인 가족이 하루 필요로 하는 음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지구는 3분의 2를 물이 덮고 있지만 97%는 해수다. 해수는 염분 농도가 높기 때문에 그대로 마시면 탈수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해수에서 담수를 만드는 기술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해수를 담수화하는 방법에는 해수를 증발시켜 다시 식혀 담수로 하는 방식이나 해수를 여과막에 통과시켜 담수화하는 방식 등이 있다. 태양광을 이용해 해수를 증발시켜 담수화하는 방법은 전기나 복잡한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양한 장치가 고안되어 왔지만 아무래도 증발 후 해수를 빨아들이는 장치에 소금이 쌓여버리기 때문에 길게 보면 설비 내구성이 문제가 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건 자연 대류를 이용하는 콘셉트를 적용한 장치. 핵심은 단열성이 높은 폴리우레탄과 검은색 커버다. 폴리우레탄을 해수 저장탱크 안에 띄우면 직경 2.5mm 구멍이 많이 비어 있기 때문에 폴리우레탄 상부에 위치한 움푹 들어간 곳에 해수가 쌓인다. 그리고 해수 저장탱크는 검은색 덮개로 덮여 태양광 열에너지를 축적한다. 이 열에너지가 폴리우레탄 상부 해수로부터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이다.

이어 수분이 증발해 염분 농도가 높아진 해수는 밀도가 커지기 때문에 폴리우레탄 빈 구멍을 통과해 폴리우레탄 아래로 흐른다. 동시에 폴리우레탄 아래에 있던 해수가 폴리우레탄 위로 흐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폴리우레탄을 사이에 둔 탱크 상츠과 하층에서 해수 밀도차에 의한 자연 대류가 발생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주는 장점은 증발해 염분 농도가 높아진 해수가 하층으로 흐르면 하층 해수와 섞여 염분 농도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염분 농도가 짙은 해수가 그대로 잔류하면 소금이 석출되어 버리는 문제가 해결되어 설비 내구성이 크게 올라간다. 실제로 연구팀이 이 장치를 제작해 실험해본 결과 장치는 일주일 연속 기능해 소금 축적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1m2 크기 장치를 만드는데 불과 4달러 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 크기 장치로는 4인 가족이 매일 필요로 하는 음용수를 적어도 일주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실험실 규모 개념 실증이지만 미래에는 제품화도 시야에 넣고 있다. 태풍이나 지진 등으로 담수 공급이 어려워진 지역 재해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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