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방통신위원회 FCC가 3월 25일 러시아 정보 보안 기업인 카스퍼스키랩을 국가 안전 위협으로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FCC가 러시아 기업을 미국 국가 안보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을 초래하는 목록에 추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스퍼스키랩은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과 함께 25일 목록에 추가됐다. 그 밖에 중국 ZTE나 화웨이 등 모두 8개사가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목록에 명시된 기업 제품의 경우 미국 내 기업은 FCC가 운영하는 기금 USF를 이용해 구매할 수 없다. 이 기금은 저소득층이나 농업부, 낙도 등 채산이 맞지 않는 지역에서도 도시와 평등하게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보조금으로 이번 조치가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 범위는 제한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FCC 한 위원은 FCC가 자국 통신 네트워크 안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상 목록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건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카스퍼스키랩을 포함한 3개사를 목록에 추가하는 걸 스파이 행위나 미국 국익을 해치려는 중국이나 러시아 국가 지원 단체에 의한 위협으로부터 자국 네트워크를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결정에 대해 카스퍼스키랩은 실망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자사 제품에 대한 기술적 평가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적 이유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카스퍼스키랩 제품에 규제가 부과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말에도 미국 트럼프 정권이 정부 기관 전체에서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대통령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카스퍼스키랩은 평판을 훼손하고 영업을 방해했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또 이번 건에 앞서 독일 정보 보안 당국도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카스퍼스키랩 제품을 사용하는 건 상당 정도 사이버 위험이 있다며 이용을 삼가라고 경고한 바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