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환 기자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각각 서비스에 올라온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무기를 버리고 러시아에 항복하라고 말하는 가짜 동영상을 삭제했다. 이 동영상은 3월 16일 SNS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메타 측 보안 책임자는 페이스북에서 발견된 이 동영상을 당일 삭제하고 오해를 초래하는 조작된 미디어에 대한 정책을 위반하고 있다며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유튜브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 가짜 동영상이 올라온 걸 알게 됐고 이 정보가 유튜브 정책을 위반했다며 삭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유튜브 측은 해당 동영상이 충분한 교육이나 다큐멘터리, 과학적 또는 예술적 맥락을 제공한다면 허가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트위터의 경우 이 같은 동영상이 나오면 규칙 그러니까 합성이나 가공에 의해 변형해 사용자를 혼란시키거나 해를 끼칠 수 있는 콘텐츠 공유를 금지하는 정책 등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면 강제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다만 경우에 따라선 오해를 초래하는 미디어에 라벨을 붙이는 것으로 더 많은 컨텍스트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 정보를 대상으로 팩트체크를 하는 웹사이트인 스놉스(Snopes)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 딥페이크 영상은 조악한 완성작이었다고 한다. 영상에서 발언하는 대통령 머리가 목 부분에 비해 부자연스러운 등 가짜 영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런 잘못된 정보가 다른 정보 투명도를 낮추면 사람들이 정보를 믿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고 듣거나 읽는 것에 의문을 던지는 건 현대 정보전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며 딥페이크가 이제 그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가짜 동영상이 나돈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동영상을 올리면서 가짜 동영상 내용을 명확하게 부정하고 있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벤 월리스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총리를 가장한 수수께끼 인물과 화상 통화를 했다고 한다. 월리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가짜 우크라이나 총리가 자의적 질문을 묻는 걸 의심스럽게 생각해 곧바로 통화를 끊었다고 한다.
월리스 장관은 이 영상 통화가 러시아 측 공작이라면서 이런 더러운 수법을 사용한 곳에서 러시아 정부에 의한 인권 침해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침공에서 전 세계의 눈을 돌리는 건 할 수 없으며 이런 시도는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화상 통화에 러시아가 관여했다는 증거나 관련된 개인명 등은 분명하지 않다.
또 월리스 장관은 이 문제를 밝힌 뒤 다른 영국 고위 관리에게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월리스 장관은 가짜 인물이 어떻게 화상 통화를 했는지 안전 보장에도 관련된 사태인 만큼 경위를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영국 노동당 의원은 영국 국방 관련 관리 2명에게 부정한 접근이 이뤄진 건 우려해야 할 사태라면서 가짜 정보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안보 우려가 높아진 이 때 왜 기본적인 실사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긴급 조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러시아에는 2인조 코미디언이 전 세계 지도자에게 다른 국가 정치가로 꾸며 장난을 친 적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을 표적으로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인 척 전화를 걸거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영국 측 정보를 들었던 적도 있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 관점에서 이런 정보를 공표하는 건 정부나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예다.
그 밖에 넷플릭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연을 맡았던 우크라이나 국민 드라마인 국미의 종을 미국에서 재배포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종은 역사와 정치 비판을 담고 있는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다. 이 드라마처럼 젤렌스키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현재도 곤경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이끌고 있다.
이 작품은 원래 우크라이나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방영되던 시리즈다. 미국 넷플릭스도 이전에 서비스를 했었지만 이번에 다시 재개한 형태다. 한편 넷플릭스는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국민의 종은 또 유튜브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