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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덮은 모래 폭풍 관측한 UAE 탐사선

아랍에미리트연방이 2020년 7월 발사한 탐사선 호프(Hope)가 화성에서 12월말 발생한 거대한 모래 폭풍을 2주 이상 관측해 처음에는 몇km 정도 규모가 수천km로 확대된 모습을 추적했다.

화성 모래 폭풍은 복잡한 기상 현상으로 때론 높이 30km에 달하는 경우도 있고 화성 전체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모래 폭풍은 지구에서 관측하는 것도 가능해 망원경 건너편 행성 모양이 가려져 붉은 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호프 탐사선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적외선 분광계를 이용해 붉은 별 표면과 하층 대기 열 상태를 밝히고 맹렬한 폭풍에 의해 이동하는 먼지와 수증기, 이산화탄소 얼음 구름 지리적 분포를 몇 분에서 며칠 규모로 추적 관측했다. 문자를 쓰는 건 간단하지만 관측할 수 있는 장소나 시간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관측은 지금까지의 화성 탐사에서는 불가능했다. 호프의 독특한 궤도 배치 덕에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모래 폭풍이 시작된 건 12월 29일이었다. 호프는 화성 적도에서 북쪽으로 1,500km 가량 위치에 검게 보이는 장소에 햇빛으로 비춰진 원반 모양 모래 폭풍을 발견했다. 이 때 대기는 비교적 맑고 동쪽에는 얇은 수빙 구름, 남반구 크레이터 평원에는 두꺼운 먼지 구름이 어느 정도 있었다.

그리고 1월 5일 모래 폭풍은 전체 길이 2,500km 규모로 성장해 이곳을 부분적으로 가리게 됐다. 관측 데이터는 폭풍이 고농도 먼지로 덮여 있다는 걸 보여줬다. 1월 7일에는 감아 올린 지표 먼지 탓에 해무 두께가 최대 규모가 되어 동쪽 4,000km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됐다.

모래 폭풍이 정점을 보인 건 다음 관측 데이터인 1월 9일로 모래 폭풍은 북서 방향으로 이동해 크기가 1,200km로 축소되며 며칠 전까지 볼 수 없던 이 지대 대지를 고해상도 카메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데이터에 의하면 모래 폭풍은 아직 동쪽 평원을 덮고 있어 화성 원주 3분의 1까지 퍼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진정되게 된 건 1월 14일 무렵으로 모래 폭풍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이 모래 폭풍은 일주일 만에 순식간에 거대화되고 발생 지점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곳을 덮을 때까지 성장했다. 호프가 수집한 데이터는 연구자 분석에 있어 화성 폭풍 구조나 폭풍에 의해 화성 물이 어떻게 우주 공간으로 빠져 나갔는지 등 수수께끼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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