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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이 우주 개발에 미칠 영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대지 위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지만 여파는 우주까지 파급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 우주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뭘까.

가장 현저한 우주 문제는 15개국이 협력해 운영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문제다. 국제우주정거장 운영을 하는 15개국 중에서도 자세 제어에 사용되는 자이로스코프나 전력 대부분을 다루는 태양광 발전 패널 운용을 담당하는 미국과 고도를 유지하기 위한 트러스터, 연료를 담당한다. 러시아는 ISS 운영에 필수적인 입장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상황이 바뀌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 하이테크 수입 50% 이상을 거절하고 러시아군 근대화 지속 능력에 타격을 줄 것이며 우주 개발을 포함한 항공우주산업을 쇠퇴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이 하이테크 규제로 결속하고 있지만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도 새로운 수출 규제에 의해서나 민간에서도 우주에서의 미러 제휴는 계속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에 따라 미 의회가 ISS 운영에서 러시아를 배척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실제로 한 미 공화당 의원은 ISS 운영에서 러시아인을 배제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대신해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를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로고진 로스코스모스 총재의 ISS 낙하를 누가 막을 것이냐는 발언에 스페이스X 로고 이미지로 답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직접 교전하지 않는 한 ISS에서 협력 관계는 2030년까지 계속된다는 게 사실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12개월간 정치적 긴장을 생각하면 이후는 관계가 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은 로켓 엔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로켓 엔진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도 스페이스X 팔콘9가 등장하기 전에는 러시아 로켓 엔진인 RD-180을 탑재한 발사 로켓 아틀라스V를 사용하기도 했다. 아틀라스V를 제조하는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 ULA는 2014년 크림반도 위기로 인해 RD-180 신규 납품을 멈추라고 의회로부터 명령을 받는 등 전쟁이 로켓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사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아직은 미확인 정보지만 ISS 보급에도 이용된 안타레스 로켓 1단을 제조하던 우크라이나 기관이 완전히 파괴됐을 가능성도 있다. 안타레스 로켓을 조립하고 있는 미국 노스롭그루먼은 2022년 2월 27일 시그너스 보급선 운용 17호 발사 미션에 있어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2022년 8월, 2023년 4월 미션에 필요한 안타레스용 부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나사는 시그너스 보급선 발사 미션 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 만일 실제로 우크라이나 기관이 파괴됐다면 안타레스 로켓 엔진을 새롭게 조달해야 하는 사태에 빠진다.

그 밖에 유럽우주기관 저궤도용 인공위성 발사 로켓인 베가와 개선 버전인 베가C도 우크라이나 기관이 제조하는 로켓 엔진인 RD-843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은 미국에만 머무를 전망이다.

다음은 측위 시스템. 인공위성에서 발사되는 신호를 이용해 위치 측정과 항법, 시각 전달을 실시하는 GNSS는 GPS가 대표적이지만 어디까지나 GPS는 미 국방부가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GPS는 항법 시스템 대명사로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런 GPS 탈피를 위해 유럽 민간 기업이 주체가 되어 구축한 게 갈릴레오다.

2016년부터 운용을 시작한 갈릴레오는 2022년 2월 기준 20기 이상 위성이 궤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2022년 4월 6일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새로 2기가 발사될 예정이다. 하지만 4월 6일 미션에 사용되는 위성은 소유즈 로켓으로 발사된 것으로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러시아제 로켓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하는 영향을 감안해 발삭 취소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만일 발사하더라도 갈릴레오용 인공위성에 소유즈 로켓을 이용한다는 건 오랫동안 계속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은 화성 탐사 계획. 유럽이 20년 이상 추진해온 화성 탐사 계획인 엑소마스다. 엑소마스는 유럽우주기관과 나사가 주도해온 계획이지만 2012년 예산상 문제로 나사가 탈퇴하고 러시아연방우주국 협력에 의해 2022년 9월 화성 탐사 차량을 통해 유럽 첫 화성 탐사를 실시할 전망이었다.

말할 필요 없이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엑소마스도 영향을 받을 전망. 만일 엑소마스에 러시아제 이외 발사 로켓을 사용하면 2년 지연에 수억 유로 손해가 나온다고 한다.

다음은 위성 통신. 원웹은 소프트뱅크그룹이 19억 달러를 출자해 한때 주식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던 위성통신기업이다. 이곳은 자금 조달 실패로 2020년 3월 연방도산법에 근거해 회상절차를 신청했지만 인도와 영국 정부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입되어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원웹은 전 세계를 커버하기 위해 필요한 인공위성 648기 중 3분의 2를 이미 우주에 보냈지만 앞으로 3분의 1을 발사해야 한다. 이들 3분의 1은 소유즈 로켓에 의해 발사될 예정이다.

다음은 공급망. 우주선은 알루미늄 합금을 주로 재료로 이용하지만 알루미늄은 러시아가 세계 2위 생산국이다. 바이든 정권은 러시아에 대한 엄격한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있으며 2022년 2월 시점 여기에는 알루미늄을 공급하는 러시아 기업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앞으로 제재 강화로 이런 종류 산업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정치 정세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 개발이 받는 영향은 향후 상황에 따라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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