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달이 지구에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이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끈다.
모든 물체는 만유인력에 의해 끌려가고 있기 때문에 달이 떨어지지 않으면 지구와의 사이에생기는 만유인력과는 반대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에 이런 역방향 힘은 작동하지 않는다. 현실 속 달은 지구에 대해 수평 방향으로 계속 움직여 지궁와의 충돌을 피한다.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면 야구 타자가 친 공과 비슷하지만 공은 지구에 떨어지지만 달은 떨어지지 않는다. 공과 달의 차이는 바로 속도다. 만일 볼에 충분한 속도가 있으면 지면에 떨어지기 전에 지구를 일주해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또 공기 저항이 없다면 지구에 떨어지지 않고 영원히 지구를 계속 돌릴 수 있다.
이 움직임을 실제로 하고 있는 게 달이다. 달은 3,600km/h라는 속도로 지구를 27일 일줗하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달에 지구에 떨어진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밤하늘 보이는 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거대하고 수십억 개 로켓 엔진을 이용해도 궤도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달 움직임을 느리게 해 속도가 떨어진 달이 정확하게 1년에 걸쳐 지구에 떨어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상상해본다.
달이 떨어질 때까지 1년 동안 먼저 첫 1개월을 보면 며칠 동안 처음에는 달이 조금 밝다는 정도 변화로 당황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수에 대해선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변화가 생긴다.
달은 가까운 위치에 대해선 해면을 상승시키고 먼 위치에 대해선 해면을 하강시킨다는 조수차를 일으킨다. 전 세계 해안선 평규는 간조에선 해면과 만조시 해면 높이 차이는 0.5m 정도지만 만일 달이 서서히 지구에 가까워졌을 경우는 이 차이가 더 격렬해져 1개월 뒤에는 4m 차이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 방파제에선 높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매일 만조에선 행안 도시가 침수하게 된다.
이 침수는 끝나지 않고 달이 가까워짐에 따라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해수 투성이 지역은 계속 늘어난다. 이어 2개월째가 되면 달과 지구 거리는 원래보다 3분의 2가 되고 조도는 10m를 돌파한다. 그 결과 인프라는 붕괴되어 해안선 근처에 살던 인류 중 10억 명이 피난을 강요받게 된다.
조위 상승에 따라 기존 항만을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해운에 의한 수송이 정지해 식료품 유통이 일부 끊어진다. 인터넷 95%는 해저 케이블에 의해 통신이 이뤄지기 때문에 바다가 어떻게 되든 관계가 없지만 해저 케이블끼리 연결하는 터미널은 영향을 받는다.
여기까지 얘기는 기본적으론 바다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내륙에선 피해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수 변화에 의해 강이 역류해 해수가 상류까지 침투, 지표나 지하를 오염시킨다. 또 해상에 설치된 석유 플랫폼이 붕괴되기 때문에 가솔린을 비롯한 석유 제품이 부족해진다.
생존자는 물자를 포기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고 배급제를 시작하는 국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도시에선 포기한 물자를 노리는 사람이 출현한다.
이어 3개월째에는 달 접근으로 달 인력이 너무 강해지기 때문에 인공위성은 제어 불능이 된다. 4개월째와 5개월째는 달과 지구 거리가 10만km에서 6만km로 줄어든다. 만조 수위는 가속화해 30m라는 높이에 달하고 몇 주 뒤에는 100m에 도달하게 된다.
만조 뿐 아니라 간조 상황도 경이적이며 바다가 수백km 규모로 후퇴해 광대한 사막처럼 대륙붕이 노출된다. 여기까지 사건만 봐도 괴멸적이지만 6개월째까지 반년은 파토칼립스의 서장에 지나지 않는다.
바다는 평균 3km 깊이 밖에 없기 때문에 6개월째에 이를 무렵에는 더 이상 조수가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 도달한다. 여기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대신 이후에는 지구 자체가 달 인력 영향에 노출되게 된다.
지구 자체에 강해지는 압력에 비해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수십억 톤 물이 지각판 위를 오르거나 하기 때문에 지각에 큰 스트레스가 걸려 점차 지진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런 지진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지는 상상조차도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지구 자체가 붕괴될 때까지 지진은 증가일로를 보인다.
문제는 지진 뿐 아니다. 달 인력에 의해 지각 내부 마그마 덩어리가 결괴되기 때문에 칠레와 뉴질랜드, 옐로스톤 국립공원 같은 거대 화산이 존재하는 장소에선 기후를 일변시킬 큰 변화가 발생한다.
이 사태를 일으키는 다른 작은 구름 정도 크기지만 밤하늘을 황혼 시에 보여줄 정도 밝기로 빛난다. 6개월 이후 달은 일시적으로 정지 궤도에 돌입한다. 정지 궤도는 인공위성 등이 자주 이용하고 있는 고전 주기가 지구 자전 주기와 일치하는 궤도로 이 궤도에 들어간 달은 하늘 한 곳에 고정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달은 이동은 하지 않기 때문에 조수가 없어져 만조 상태가 계속되는 지역과 간조 상태가 계속되는 지역으로 나뉜다.
덧붙여 너무 달이 너무 가까워지면 달 인력이 지구 인력을 웃돌고 달에 당겨지는 형태로 충돌해 죽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구 인력은 달 인력의 6배 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달이 지구에 충분히 가까워지면 지구에 가까운 쪽 달 표면이 지구에 강하게 끌려 달이 달걀 모양으로 변형된다.
8∼11개월째는 지구 자전 속도를 달 공전 속도가 웃돌기 때문에 조수차는 오히려 가속하기 시작한다. 지구상에선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대량 화산성 에어로졸이 성층권까지 방출되어 태양빛이 차단되게 된다.
태양빛이 차단된 결과 대규모 한랭 현상이 생겨 여름에도 눈이 보이도록 화산성 에어로졸로 인한 산성비와 함께 더 이상 지구상에서 살아남는 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1년이 가까워지면서 달은 행성이 자체 파괴되지 않고 주성에 접근하는 한계 거리인 로슈한계(Roche limit)에 도달한다. 로슈한계에 도달하면 지구 중력이 달 중력을 초과하기 때문에 달 모든 물질이 지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로슈한계에 이르면 달은 중력차가 낳는 조수력을 견딜 수 없게 되어 파괴되어 잔해가 거대한 고리를 형성한다. 살아남는 사람이 있다면 아침에는 하늘에 퍼진 거대한 아치가 햇빛에 반짝이고 밤에는 유성군이 밤하늘을 채우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일도 짧을지 모른다. 이런 대량 쓰레기가 지구에 쏟아지면 마찰열로 대기가 과열되어 바다가 끓을지도 모른다. 달 쓰레기와 화산성 에어로졸이 태양을 차단하고 지표 대부분이 얼어붙는 듯한 대규모 한랭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인류가 반드시 멸종하는 건 아니고 잠수함으로 해저로 도망치거나 산 정산에 계속 있으면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명 부흥은 끝이 없을 정도로 기나긴 길이 되겠지만 머리 위에서 빛나는 링이 살아남은 인류를 계속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