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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개인 경계선은 반경 60cm

메타가 소셜 가상현실 앱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와 호라이즌 벤처스(Horizon Venues)에 새로운 세이프티 기능인 개인 경계선(Personal Boundary)을 도입했다. 개인 경계선은 아바타를 중심으로 경계를 설정해 괴롭힘이나 너무 가까운 사람 침범을 방지해주는 기능이다. 구체적으로는 각자 아바타로부터 60cm 범위는 개인 경계선이 되어 그 이상 접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이미지 속에 보이는 건 범위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며 실제로는 테두리는 보이지 않는다. 서로 60cm이기 때문에 가장 몸이 가까워지는 거리는 1.2m다. 호라이즌 앱은 가상 치한을 방지할 목적으로 상대방 아바타를 닿을 정도로 손을 뻗을 수 없는 괴롭힘 대책을 이전부터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개인 경계선 도입으로 하이터치나 피스트 범프 등은 서로 확실히 손을 뻗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메타가 기본적으로 이 기능을 항상 활성화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경계에 대해 조정하거나 비활성화하는 옵션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타는 이런 점에 대해 행동에 새로운 규범을 정하기 위한 의도적 판단이며 소셜 가상현실의 새로운 규범 만들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이른바 개인 경계는 생리적 이유가 바탕이 되더라도 사회적인 양해 사항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경계가 있는 건 아니고 그 중에는 국가에 따라 행렬 간격이 다르거나 문화나 개인 혹은 상대방에 따라 다르다.

가상현실 공간은 암묵적 규범이나 명문화된 룰이 오히려 특정 행동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메타는 이런 규칙보다는 가상현실 공간 내 물리적 법칙을 설정해 사용자 측 행동 규범 확립을 촉구하면서 미래에는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 경계를 최적화하는 등 새로운 UI나 컨트롤 도입을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괴롭힘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예전부터 문제가 되어 왔다. 개인경계 감각이 그대로 반입되는 가상현실에선 모든 서비스나 앱이 다양한 세이프티 설정이나 기능을 통한 대처를 계속하고 있다. 현실에선 치한이나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는 사람이 가상현실에서 처음으로 가상 치한 표적이 되어 충격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기도 했다.

메타는 페이스북에서 브랜드를 바꿀 때 메타버스에 주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였고 현실 세계와 지속적인 확장된 현실로서의 소셜 메타버스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규칙 뿐 아니라 물리법칙을 직접 재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에서 규범의식을 어떻게 바꿔갈지는 흥미로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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