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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나 금보다? 평균 수익률 11% 레고 투자

레고는 아이를 위한 장난감으로 치부하지만 영화나 캐릭터와 결합해 제조한 레고 세트 미개봉품은 실제로는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보다 뛰어난 투자처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와인이나 클래식 자동차, 미술품 등 수집품은 주가가 폭락하는 경제 위기가 일어나도 가치가 떨어지기 어렵고 오히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 있는 자산이다. 하지만 전통 수집품은 널리 연구되고 있는 한편 생산이 중지된 모델카나 바비 인형 같은 장난감은 지금까지 그다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았다.

러시아국립연구대학 경제 고등학원 연구팀은 1987년부터 2015년 사이 출시된 레고 세트 2,322점 출시 당시 가격과 미개봉 세트 경매로 낙찰 받은 금액을 비교해 분석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레고 가격 변동은 연률 마이너스 50%에서 플러스 600%까지 편차가 있었지만 평균 수율은 연 11%로 일반적인 주식 거래나 금 투자를 웃도는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게 판명됐다. 분석 대상이 된 세트 중에는 8년간 리턴이 2230%로 가격이 20배 이상까지 급등한 예도 있었다고 한다.

수율이 높은 레고 세트 경향은 피스수가 적은 소형 세트와 반대로 피스수가 많은 대형 세트였다. 소형 세트에는 다른 세트에는 없는 독특한 부품이나 피규어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대형 세트는 생산수가 적고 어른 콜렉터 사이에서 인기인 게 이유다. 또 영화나 서적, 역사적 사건 등 특정 테마를 따서 만들어진 세트는 고액이 되는 경우가 많다. 거리 카페를 이미지화한 카페 코너나 인도에 있는 세계 유산을 본뜬 타지마할도 고액이 되는 경향이 있었다. 스타워즈 레고 세트 중에서도 피스수가 레고 사상 최다인 밀레니엄팔콘은 2007년 400달러에 출시된 게 2014년 미개봉품 경매로 1만 5,000달러에 낙찰됐다고 한다.

레고를 투자 대상으로 볼 때 개봉되지 않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포인트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관계자는 콜렉션용 장난감은 한 번 개봉하면 자동으로 가치가 25%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경기 동향이나 주식 가격 움직임에 가격이 연동하지 않은 레고는 가격이 무너지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 시장 변동에 대한 리스크 헤지로 기능한다. 미술품 같은 성질을 갖는 자산이지만 레고 세트는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참가 장벽이 낮은 게 특징이다. 다만 허들이 낮고 수율이 장점이 되려면 제조 중단으로부터 적어도 최저 3년은 기다릴 필요가 있다. 또 보관 장소나 우송료 관계로 주식이나 채권보다 거래 코스트가 높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레고에 투자하면 개봉되지 않은 세트, 한정판이나 낡은 회귀 세트를 찾는 것으로 높은 리턴을 얻을 수 있다며 20∼30년 전 만들어진 세트는 레고 팬에게 그리운 것이어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세트가 똑같이 오르는 건 아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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