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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를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번개는 어떻게 태어날까. 현대 과학으로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수수께끼를 해명하기 위해 새롭게 연구자가 은하 관측에 사용하는 전파 망원경 LOFAR(LOw Frequency ARray)를 사용해 번개가 태어나는 모습을 고해상도 3D 데이터로 파악했다.

번개에 대한 연구는 옛날부터 존재했으며 1752년에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문어를 이용한 실험으로 번개 정체가 전기라는 걸 밝혔다. 하지만 실은 번개는 어떻게 태어난지에 대한 수수께끼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번개가 생성되는 과정에 대한 주류 가설로는 뇌운 속에서 작은 얼음 결정이 상승하고 내려갈 때 결정 안 음으로 대전된 전자가 떨어지고 구름 상부가 양으로 대전해 하부로 대전하고 이에 의해 거대한 불꽃을 낳는 전계가 생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구름 속 전장은 불꽃을 낳기에는 너무 작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뇌운 속에 로켓이나 열기구를 보내 조사해도 역시 불꽃을 낳기에 충분한 전장은 관측되지 않았다.

번개가 태어나는 수수께끼를 밝히는데 있어서 과제는 구름이 불투명하고 정밀도가 높은 카메라라도 번개가 태어나는 순간을 촬영할 수 없는 것이다. 뉴햄프셔대학 연구팀은 네덜란드에 있는 전파 망원경 LOFAR을 이용하기로 했다.

LOFAR은 보통 은하간 가스와 자기 폭풍과 같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한다. 번개는 빛과 함께 무선 펄스를 발산하지만 무선 펄스는 빛과 달리 두꺼운 구름을 통과할 수 있다. LOFAR는 무선 펄스 검출로 번개를 고해상도, 3차원적으로 맵핑할 수 있다는 것. 번개를 무선 검출기로 맵핑하는 시도는 새로운 게 아니지만 대부분은 저해상도로 차원적이며 이는 LOFAR를 이용한 관측과 다르다.

2018년 8월 연구팀은 LOFAR를 이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뇌운 깊이 70m에서 무선 펄스가 발생하고 있다는 걸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관찰한 무선 펄스 패턴은 번개 형성에 대한 2가지 생각을 지지한다고 한다. 하나는 우주선이 뇌운 속 전자와 충돌하고 이 사태에 의해 전장이 강화된다는 가설이다. 다른 하나는 얼음 결정이 충돌하고 한쪽 끝이 긍정적이고 다른 한쪽 끝이 음으로 하전하며 양으로 하전된 얼음 한쪽 끝은 공기에서 더 많은 전자를 수집하는 것이다. 방전로가 늘어 주위 공기를 가열해 공기 중으로부터 더 많은 전자를 떼어내 얼음 결정에 많은 전류를 흘리게 되어 최종적으로 번개가 형성된다는 가설이다.

연구팀은 방전로가 대량 형성되면서 무선 펄스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고 전자 사태가 멈춘 곳에서 번개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전 세계에서 봉쇄가 이뤄진 결과 어름 결정 핵이 되는 대기 중 오염 물질이 감소했다. 이 시기 번개 발생이 10% 감소한 게 관측되고 있으며 연구팀 생각은 이 관측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공기를 이온화하는 얼음 입자를 직접적으로 비추고 있지 않고 첫 전자는 어디에서 오는지, 얼음 입자 근처에서 방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방전로가 어떻게 번개를 낳는지는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한편 지금까지 번개 연구는 고해상도 데이터 부족으로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구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는 번개 연구에서 중요한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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