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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 들어선 공기 중 CO2 흡수하는 시설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대 직접 공기 회수 DAC(Direct Air Capture) 시설이 가동됐다. 이산화탄소 농도 저감 기술에서 중요한 단계라는 건 틀림없지만 동시에 앞으로 이 기술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다양한 의문을 이끌어낼 수 있다.

새 시설인 오르카(Orca)는 아이슬란드 수도인 레이캬비크 남동쪽 30km에서 위치한 거대한 흡입 장치를 통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오르카를 소유, 운영하는 스위스 클라임웍스(Climeworks)라는 기업에 따르면 오르카는 물 열에너지를 이용해 연간 이산화탄소 4,000톤을 제거할 수 있다.

클라임웍스는 탄소 저장 기업과 손잡고 회수한 이산화탄소를 땅속 깊이 저장하지만 이후 2년 만에 이산화탄소는 돌이 된다. 다른 이산화탄소 회수 기술 대부분은 원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나오는 걸 막는 게 주류이며 화석 연료 시설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오르카 같은 DAC 시설은 지금 세계에 있는 위험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게 큰 차이다. DAC 시설을 지구촌 곳곳에 퍼지면 적어도 책상에서 이산화탄소량을 마이너스로 하는 네거티브 배출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아직 대규모로 전개할 만큼 소화하지 않지만 정부간패널 IPCC는 지구 온난화를 파리 협정에서 목표로 한 기온 상승 2도 이내로 억제하는데 중요한 기술이다. 한 전문가는 이미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고 영구적으로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한 큰 첫 걸음이라며 이 기술은 기후 안정화를 향해 배출 감소의 중요한 보완 기술이 될 것이며 오르카가 이런 지향점에 비해 아직 소규모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DAC 기술을 포함한 탄소 포집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클라임웍스는 그대로 직설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다시 말해 기업 등 목표를 가진 조직에 지불하는 것이다. 이미 일부 유명 기업이 오르카에 출자했다. 클라임웍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DAC가 탄소 제거 노력 주요 요소라고 밝혔고 보험 기업인 스위스리(Swiss Re) 역시 클라임웍스와 계약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로 하려고 한다. 더 작은 기업과 개인도 구독 방식으로 탄소를 회수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선 매달 8∼55달러 구독 신청 링크를 제공한다.

오르카가 예정대로 가동하면 E&E 시산으론 전 세계 이산화탄소 포집량은 40% 이상 증가하고 매년 1만 3,000톤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이산화탄소 1만 3,000톤은 석탄화력발전소 하나가 1년간 발생하는 분량 중 1% 미만에 불과하다. 참고로 오르카 공장이 회수하는 4,000톤이라는 건 자동차 800대 연간 배출량보다 조금 적은 정도다. 게다가 DAC 스케일업도 쉬운 게 아니다. 비용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예측이 어렵다. 오르카는 여러 작은 DAC 유닛으로 이뤄져 있고 클라임웍스는 작은 장치를 저비용으로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른 기업은 더 큰 산업 수준 규모로 DAC 기술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클라임웍스와 경쟁하는 카본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도 톤당 100달러로 이산화탄소 회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19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50억톤이다. 만일 이 기술로 모두 회수한다면 비용은 3조 5,000억 달러다. 앞으로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더라도 DAC 회수에 따라 버린다면 비용은 막대해진다.

물론 다른 기술 개발 기업 중 1톤당 회수 비용이 100달러를 밑돈다고 주장하는 곳도 있지만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믿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숫자는 이산화탄소 수준 저감 기술 현실을 말해준다. 전 세계 억만장자와 테크 기업, 거대 기업은 DAC를 포함한 이산화탄소 회수 기술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있지만 확장성과 비용이라는 의미에서 아직 증명해야 할 게 많다. 오르카 같은 공장 운영은 그 자체로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석유 연료를 이용하면 본말이 전도되기 때문에 재생 가능 에너지 용량도 증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 바이든 정권이 최근 통과시킨 인프라 투자 법안에서 이산화탄소 회수 기술에 80억 달러를 할당하고 있지만 환경 단체 등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문건을 보냈다. 하지만 오르카가 세계 최대 DAC 시설인 기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캐나다 카본엔지니어링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연간 50만∼100만톤 회수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해 2026년 조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석유 기업인 옥시덴탈(Occidental)도 카본엔지니어링과 손잡고 연간 100만톤 규모 DAC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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