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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즈니악 “수리할 권리 덕에 애플 창업 가능했다”

미국에서 수리할 권리 그러니까 사용자가 스스로 선택한 방법으로 구입한 제품을 수리할 수 있는 권리를 법안화하는 운동이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애플이 로비스트와 업계 단체를 통해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런 수리할 권리에 대해 애플 공동 창업자 중 하나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지지하고 이를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밝혀 눈길을 끈다. 워즈니악에게서 이 같은 얘기를 유도한 건 수리할 권리 운동을 벌이는 중심 인물인 루이스 로스맨(Louis Rossmann). 그는 워즈니악에게 카메로 요청을 했지만 워즈니악은 바빠서 이 운동에 직접 참여할 수 없지만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

워즈니악은 자신은 개방적인 기술 세계에서 성장하지 않았다면 애플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당시 TV나 라디오 등 전자기기를 구입하면 회로와 설계 모든 게 적혀 있었고 완전한 오픈소스였다고 회고했다. 또 기술자가 아닌 가족도 진공관을 꺼내오고 진공관 테스터를 찾고 결함이 있으면 새로운 진공관을 사온다며 당시에는 모두가 그랬다고 수리가 얼마나 쉬웠는지 설명했다. 또 창업 당시 애플이 당시 오픈 회로도에서 혜택을 받은 걸 강조했다.

다시 말해 애플을 설립할 때 자신은 입출력용 텔레타이프를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신호 출력을 위한 TV를 사용할 수 있었고 이는 직접 수리하거나 개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로 회로도가 공개되어 있었기 때문에 돈이 없는 젊은이도 자력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스스로 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왜 직접 수리하는 커뮤니티를 막을 것인가. 왜 사람들이 수리할 권리를 막을 것인가. 애플II를 보라. 완전한 회로도와 함께 제공됐다며 누적 600만 대가 판매된 명기의 원동력이 수리할 권리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덧붙여 애플II 필기 회로도는 6억 원대에 낙찰된 것도 있었다.

워즈니악은 수리할 권리를 더 전면적으로 인정할 때가 됐다며 기업이 이를 방해하는 건 그들에게 권력을 주고 모든 걸 지배하게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컴퓨터인지 아니면 어딘가 다른 회사의 컴퓨터인지 생각해보라며 옳을 일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워즈니악의 생각은 수리할 권리 저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애플 정책과는 정반대로 보이지만 애플은 독립 수리 업체 인증 프로그램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양보하는 자세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어떤 움직임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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