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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기술 발전 분석으로 얻은 8가지 교훈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매년 주목할 만한 기술 기대치와 개발 상황을 단순하게 표현한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을 공개하고 있다. 이들 트렌드에 대한 진위에 대해 과거 20년간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8가지 교훈에 대해 VM웨어와 넷스케이프 마케팅을 맡아온 마이클 마루니가 해설해 눈길을 끈다.

가트너에 따르면 과대광고 사이클은 주목할 만한 기술 라이프사이클을 새벽, 과도한 기대를 하는 성수기, 환멸기, 계몽기, 생산성 안정기 5가지로 분류하고 각 기술에 대한 투자 판단을 돕는다. 마루니는 이런 말에 대한 진위 중 선진 기술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을 지난 20년간 수집하고 분석해 얻은 8가지 교훈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미래 예측은 어렵다는 것. 하이프 사이클에 지금까지 등장한 200개 이상 기술 중 클라우드 컴퓨팅과 3D프린터, 자연어 검색, e잉크 등 소수 기술만 예측대로 성장했다. 마루니는 이런 점에서 일반적으로 이런 일을 예측하는 건 어렵다고 말한다.

둘째 교훈은 놀랍게도 많은 기술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마루니에 따르면 지금까지 하이프 사이클에 등장한 200개 이상 기술 중 50개 이상 기술은 한 번만 하이프 사이클에 등장한 팟캐스트와 2013년 등장한 클라우드 소싱 등 일정한 지지를 얻는 기술도 있지만 2006년 등장한 포크소노미(folksonomy), 2011년 등장한 소셜TV처럼 지금은 들을 수 없는 기술도 많다.

다음은 많은 기술은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 하이프 사이클에 여러 해 등장했던 기술 중 20%는 주류 기술이 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마루니는 과도한 기대를 하는 성수기에 여러 번 등장했음에도 햇빛을 볼 수 없던 기술 예로 UWB와 유료 RSS, 와이맥스, 업무용 데스크톱 리눅스 등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매쉬네트워크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1년간 9번이나 등장했다. 하지만 마루니는 자신은 네트워크 전문가가 아니라면서도 매쉬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건 어렵다고 밝혔다. 또 그는 최근에야 간신히 소비자용 매쉬네트워크가 시장에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사양 결함에 의해 보급에 이르지 못한 기술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 하이프 사이클에 등장하는 기술 중 일부는 설계 사상 자체는 현재도 통용하지만 사양 결함으로 보급에 이르지 못한 기술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2003년 등장한 WS 대응 비즈니스 모델은 WS-어드레싱(WS-Addressing)과 WS-시큐리티(WS-Security) 같은 프로토콜과 메시지 규격을 나타내는 환경이 다른 컴퓨터끼리 통일 규격으로 통신하는 걸 목표로 한 기술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많은 사양에 문제가 있었고 개발자가 사용에 꺼리면서 보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슷한 기능을 갖춘 표준 규격이 보급되고 있다.

또 2002년 등장한 공용 인증 서비스도 기술 시대에 유지되지 않은 예 가운데 하나다. 이 기술은 많은 서비스에서 인증을 단일 계정으로 하는 걸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사양에 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보급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2007년 구글이나 트위터 등이 협력해 권한 인증 기술(OAuth)을 개발하고 현재는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계정을 사용해 많은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다. 마루니는 이 기술은 아이디어가 옳았지만 사양에 결함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다음은 하이프 사이클에 등장한 기술 중 일부는 몇 년에 걸쳐 개발되는 기술도 일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음성 인식 기술은 1995년말 첫 등장 이후에도 개발되고 최근에는 딥러닝 발달에 따라 인간과 동등한 정도까지 발전하고 있다.

또 데이터 분석 관련 기술은 지난 20년 동안 데이터 마이닝 90년대, 데이터 분석 2000년대, 빅데이터 2010년대 등 이름을 바꾸면서 하이프 사이클에 계속 등장하고 있다. 마루니는 분석할 데이터 범위와 크기가 끊임없는 확대에 대처하기 위해선 항상 새로운 세대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일부 기술은 전혀 진보하지 않았다는 것. 양자컴퓨터는 2000년대 10년 이상 먼저 실현되는 기술로 간주했다. 마루니는 양자컴퓨터는 현재에도 10년 이상 먼저 실현되는 기술로 취급되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모르는 사이 진행되고 있는 기술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루니는 많은 단어를 분석한 결과 기술에 개발이 완료했는지 실패했다고 간주한 뒤에도 주기적 발전을 이룬 것도 있었다고 말한다.

획기적 진보를 이룬 기술 일례로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들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개발된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는 2001년 첫 등장했지만 당시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 한계로 인해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개발은 일시 중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디스플레이와 모션센서, 기계학습 알고리즘 발전으로 VR과 AR용 고급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마지막은 하이프 사이클에 등장하지 않은 주요 기술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루니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과대광고 사이클에 등장하지 않는 기술 중에도 많은 주류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운용에 필수적인 x86 가상화와 SQL에 의존하지 않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군 NoSQL을 들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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