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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OS 대거 공개한 애플 WWDC21

애플이 6월 8일 2시 소프트웨어 개발자 이벤트인 WWDC(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등록한 개발자를 위한 200개 이상 다양한 세션과 개별 1:1 상담, 포럼과 라운지 등을 통해 교류의 장을 제공하지만 첫 기조강연은 일반 사용자에게도 전달된다.

iOS 15 “페이스타임 링크·셰어플레이”=먼저 iOS 15 프리뷰. 애플은 이 자리에서 아이폰용 차세대 운영체제인 iOS 15 프리뷰를 공개했다. 일반 사용자 제공은 이번 가을 예정. 개발자 프리뷰는 발표 당일부터 제공을 시작하고 공개 베타는 7월 예정이다. 업그레이드 가능한 아이폰 기종은 iOS 14와 같다. 아이폰6s 이상이면 가능한 것.

가장 먼저 거론한 개선 사항은 영상 통화 앱인 페이스타임. 온라인 회의 기능 격인 페이스타임 링크(FaceTime Link)를 이용하면 안드로이드나 윈도PC에서도 웹브라우저를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 회의 참석은 물론 보안에 초점을 맞춘 애플답게 통화 중 데이터는 엔드투엔드 암호화가 되어 있다. 웹에서 참여가 가능하게 되면서 링크 참여 요청을 웹 링크로 보낼 수 있는데 시간 지정이나 회의실 만들기 예약 등 다른 화상회의 앱에서 중요한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화성 회의 용도를 고려한 기능 외에 음성 주변 소음을 줄이고 음성을 더 선명하게 해주는 기능(Voice Isolation)이나 배경 흐림으로 사용하는 기능 등은 1:1 통화에서도 유용한 기능일 수 있다.

또 음악이나 동영상 공유, 시청이 가능한 셰어플레이(SharePlay), 공간 오디오 대응과 강화한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 기능, 세로 모드 대응 등을 지원한다. 셰어플레이의 경우 화면 공유 뿐 아니라 해당 서비스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부담 없이 온라인으로 공유해 함께 시청할 수 있게 해준다. 셰어플레이는 타사 앱에서 임베디드 API로 사용할 수 있다. 이미 디즈니+나 훌루, HBO맥스, 틱톡, NBA와 트위치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해 애플뮤직이나 애플TV+ 같은 애플 서비스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요즘은 사용자 집중을 방해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 앱 알림도 알림 서머리(Notification Summary)를 통해 자동 분류, 정리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설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표시나 지정 시간까지 표시를 대기시키는 등 사용자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 궁리를 하고 있다.

사진 앱은 촬영한 물체 문자를 필기 포함해 인식하고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는 라이브 텍스트(Live Text) 기능을 탑재했다. 이는 스폿라이트(Spotlight) 검색과 연계할 수 있어 텍스트에 해당하는 필기가 포함된 사진을 검색할 수 있다.

사진 앱은 새로운 화면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그 밖에도 개선 사항이 많다. 포유(For You) 탭 역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사항은 표준 웹브라우저인 사파리 탭 표시줄이 화면 하단에 나오는 등 화면 디자인을 바꿨다는 것이다. 탭 표시줄 좌우를 스와이프로 탭 전환할 수도 있어 iOS 버전 크롬처럼 탭 표시 전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웹 확장 기능 역시 풀어 이제껏 금지해온 사용자 측 확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표준 지도인 애플맵과 지갑 기능인 애플 월럿, 날씨와 메모 등을 강화하고 애플이 최근 주력하는 개인정보보호 기능 충실도를 높이는 등 사용성이나 안전성 관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플 월럿, 지갑 앱이 진화하면서 디지털 신분증을 아이폰에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미국 일부 주에서 운전면허증을 지원하고 기존 운전면허증을 아이폰에서 스캔해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신분증은 각종 신용카드 등과 함께 지갑 앱에 저장된다. 미국 TSA도 연계해 공항에서 디지털 신분증을 제시하면 비행기에 탑승할 때 보안 검사 일부를 해결할 수 있다. 또 호텔과 집, 직장 열쇠를 지갑 앱에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하얏트그룹이 올 가을 이후 1,000개 이상 호텔에 도입을 표명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1년간 신분증이나 여권을 지원하는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오기도 했다.

애플은 또 집 현관 열쇠인 홈키(Home Key)도 발표했다. 이 기능은 지갑 앱에 저장된다. 애플은 또 스마트 홈 관련해서 시리를 홈키트 대응 서드파티 액세서리에 개방하는 것도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시리를 이용해 다양한 스마트 가전을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를 철저하게 하고 음성 명령은 애플이 일단 수신장치 측에 작동 요청만 전송해 작업할 때 음성이 그대로 타인에게 갈 걱정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애플은 또 iOS 15 내 새로운 기능으로 에어팟 프로(AirPods Pro) 찾기 네트워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에어태그처럼 지도에 표시하거나 근처에 있으면 소리를 내서 알려주는 것 외에 검색 앱 내 경고 기능에도 대응한다. iOS 15에선 에어팟 프로도 에어태그처럼 찾기 네트워크에 대응하게 되면서 거리에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이 그물망처럼 센서가 되어 근처에 있는 에어팟 프로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분실 경고도 대응하기 때문에 어딘가에 둔 채 떠나려 하면 아이폰에 에어팟 프로를 분실한 현재 위치를 전달해주는 알림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다.

에어팟 프로는 또 새로운 기능으로 대화 강조(Conversation Boost)도 지원한다. 가벼운 난청자를 위해 에어팟 프로 빔포밍 마이크와 음향 처리 기능을 이용해 정면에서 말하는 사람 목소리를 강조해 듣기 쉽게 해주는 것. 대화 강조를 켜거나 끌 수 있는 건 물론 환경 소음 저감 수준과 좌우 균형 등도 빠르게 조절할 수 있다.

에어팟 프로는 마이크 여러 개를 탑재하고 있어 주변 소음을 억제하는 활성 노이즈 캔슬링이나 착용 상태에서도 주변 소리를 듣는 외부 소리 캡처, 통화할 때 자신의 목소리를 깨끗하게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대화 강조 기능은 마이크 여러 개와 음향 처리 성능을 정면 목소리에 특화해 듣는 걸 돕는다. 이 기능은 iOS 15 내 새로운 기능으로 가을 정식 제공할 전망이다.

멀티태스킹 강화한 아이패드OS 15=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차기 아이패드용 운영체제인 아이패드OS 15(iPadOS 15) 프리뷰도 소개했다. 마찬가지로 일반 사용자 공개는 올 가을 예정이며 개발자 프리뷰 자체는 당일부터 제공을 시작하는 한편 공개 베타는 7월 예정이다.

업그레이드 가능한 아이패드 모델은 아이패드 14와 같다. 아이패드는 5세대 이후, 미니 계열은 아이패드 미니4 이후, 에어 쪽은 아이패드 에어2 이상, 프로는 전 기종 호환이다.

아이패드 프로 쪽에서 사용자 강화가 요구되는 멀티태스킹 기능의 경우 기능 면에서 화면 좌우 외에 중앙에 3번째 화면을 열린 상태로 해둘 수 있는 등 빠른 조작을 가능하게 해준다. 앱 상단 전용 메뉴는 스플릿 뷰(Split View)와 슬라이드 오버(Slide Over)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등 조작 방법을 더 원활하게 개선해 더 직관적이 됐다는 설명이다. 맥OS 등에서 화면 최소화 창에 해당하는 선반도 새롭게 등장해 작업 목록에서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스플릿 뷰 표시로 전환할 수 있는 등 유연한 작업이 가능해지고 있다. 여기에 외장형 키보드를 함께 사용하면 단축키로 멀티태스킹 작업이 가능해진다. 응용 프로그램 전환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홈 화면에서 앱 아이콘과 위젯 혼합 레이아웃 등 큰 화면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iOS 앱 라이브러리도 도입했기 때문에 도입한 앱 자동 정리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는 번역 앱을 도입했고 아이패드의 큰 화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화면 모드를 이용해 2명이 아이패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할 때 상대방 번역 대사를 옆에서 볼 수 있는 편리한 레이아웃도 기대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메모 앱인 퀵노트(Quick Note)는 작은 창으로 표시가 가능하며 다른 앱 상태에 관계없이 볼 수 있어 메모가 필요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태그 분류와 검색 기능도 갖추고 있다.

iOS 15에 도입한 개선 사항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화상 회의 기능인 페이스타임 링크, 셰어 플레이 등이 그것이다. 물론 강화한 사파리도 탑재했고 iOS 15와 마찬가지로 웹 기능 확장을 풀어 이전에 불가능했던 고급 사용자 지정이 가능해지고 있다.

동시에 발표한 새로운 맥OS 몬테레이(Monterey)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 유니버설 컨트롤(Universal Control)도 주목할 만하다. 키보드와 마우스 공유 기능에 연결된 맥 쪽 마우스와 키보드가 아이패드 쪽에서도 공유할 수 있고 파일 드래그앤드롭 조작도 횡단적으로 할 수 있다. 아이패드 쪽에서 그린 애플 펜슬 필기나 도형 등도 공유 가능하기 때문에 도면을 스케치하고 이를 맥에서 키노트 슬라이드에 배치할 수 있다.

그 밖에 iOS 15에 도입한 기능 중 하나인 알림 서머리와 사진, 지도 등 주요 앱 개선 사항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렇게 아이패드OS 15는 멀티태스킹 기능 강화를 도모하는 등 더 아이패드를 위한 운영체제라고 부를 만한 강화를 꾀했다.

차기 맥OS 몬테레이와 워치OS8도 공개=애플은 WWDC21에서 워치OS8(watchOS 8) 새로운 기능도 발표했다. 워치OS8에선 애플워치가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를 더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명상 앱인 브리드(Breathe)를 강화하고 화면에 표시되는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하는 것 외에 마음을 정돈하기 위한 가이드 표시를 추가했다. 지난해 도입한 수면 추적 기능도 업데이트해 애플워치를 착용한 채 자면 수면 시간과 심박수, 혈중산소농도, 호흡수 등 매개 변수를 가져와 기존 수면 시간 데이터와 함께 헬스(Health) 앱으로 가져온다.

운동 앱은 구독 서비스인 애플 피트니스+(Apple Fitness +)를 통해 올 가을부터 태극권과 필라테스를 추가한다. 저명한 강사 시리즈도 추가해 레이디 가가 등 인기 아티스트 재생 목록을 채택한 아티스트 스폿라이트(artist spotlight)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워치OS8은 웰빙 외에도 포트레이트 워치 페이스(Portraits watch face)의 경우 애플워치 대기 화면에서 아이폰 세로 모드로 촬영한 사진을 자르기해 볼 수 있게 해준다. 디지털 크라운을 이용해 얼굴 부분만 확대 축소하거나 촬영 구도, 시간과 기타 정보를 함께 표시할 수 있다. 또 이와 관련해 워치OS에서 애플 포토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메시지 기능 강화도 중요 업데이트 가운데 하나다. 워치OS는 디지털 크라운을 통한 커서 조작과 함께 메시지 편집을 쉽게 하고 메시지에는 GIF 애니메이션 등을 추가할 수 있게 했다. 그 밖에 뮤직 앱과 날씨 앱, 어시스티브터치(AssistiveTouch) 검색 기능, 카키(CarKey) 기능 UWB 대응도 한다. 워치OS8 정식 버전은 올 가을 예정이며 애플워치 시리즈3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개발자 베타 버전은 발표 당일부터, 공개 베타는 7월 예정이다.

앞서 언급했듯 애플은 차기 맥OS인 몬테레이도 발표했다. 몬테레이는 영화 에덴의 동쪽 무대가 된 장소로 이전 버전 바탕이 된 빅서(Big Sur)도 이 지역이다. 모두 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어 맥OS의 전통을 그대로 지킨 셈이 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기능은 맥과 아이패드 사이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컨트롤. 다시 설명하면 맥에 아이패드를 갖다 대면 포인터가 아이패드 쪽으로 이동하고 두 제품 모두 같은 키보드와 트랙패드로 조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크로스 등 타사 앱에서도 같은 기능을 제공했지만 애플OS에 기본 내장한 설정을 생태계 내에 넣은 건 장점이다.

또 새로운 기능인 에어플레이투맥(AirPlay to Mac)은 아이패드 화면과 음악을 맥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해준다. 24인치 아이맥 내 고품질 스피커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줬다고 할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 “사후 권한 승계 기능도”=애플은 이 날 행사에서 아이클라우드를 강화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 +) 일환으로 디지털 레거시 프로그램(Digital Legacy Program)도 시사했다. 사용자 본인이 사망했을 때 권한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에게 넘기는 것이다.

사용자가 사망했을 때 계정을 친구나 가족으로 하고 다른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못하도록 한 추모 게정은 페이스북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쪽은 본인 이외에 친한 사람들이 신청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비해 디지털 레거시 프로그램은 사용자 본인이 생전에 상대방을 지명하고 권한을 이행해주는 식이다. 아직 절차나 서비스 개시 시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 밖에 애플은 WWDC21에서 애플뮤직에 돌비 아트모스(Dolby Atmos)를 지원하는 공간 오디오(Spatial Audio) 기능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아리아나 그란데, 마룬5 같은 아티스트 음악 일부가 공간 오디오를 지원하며 H1/W1 칩을 탑재한 에어팟과 에어팟 프로, 맥스 혹은 비츠 헤드폰을 이용해 3D 공간 오디오용 믹스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 해당 헤드폰이 바로 가까이에 없어도 최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용 내장 스피커로 공간 오디오 기능을 체험할 수 있다.

애플뮤직은 무손실, 고해상도 배달도 6월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쪽에 대해선 WWDC에서 명확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일부 사용자에게는 이미 시험 전달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 지원 페이지도 곧 출시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을 수 있다. 또 돌비 아트모스 공간 오디오 기능은 애플TV를 탑재한 tvOS나 M1 칩 탑재 맥에서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오프닝 영상이 말하는 키 포인트=한편 애플은 기조연설을 진행하면서 첫 3∼5분 가량 오프닝 영상을 공개해왔다. 키노트가 시작이라는 점을 알리는 한편 그 해에 발표할 내용을 시사한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먼저 2012년 스티브 잡스 퇴임 후 첫 WWDC에선 시리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신랄한 농담을 던진다. 팀쿡 CEO는 오프닝 영상에서 누군가 아이스트림 샌드위치와 젤리 빈 작업하는 사람 있냐. 누가 이런 이름을 붙였냐거나 삼성전자 신제품에 흥분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아니라 냉장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WWDC 2012에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첫 맥북 프로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3년은 애플에게는 디자인의 해였다. WWDC 2013 기간 중 발표한 iOS7은 당시 애플 제품 디자이너이던 조니 아이브 손으로 직접 디자인된 운영체제로 알려졌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차별 없이 디자인하는 걸 보여준 운영체제였다. 발표 당시에는 잡스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을 받은 iOS7의 평면 디자인은 이젠 세계 표준 스타일이 됐다.

이런 WWDC 2013 오프닝 영상은 선과 점을 모티브로 삼은 간단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우리는 착각하기 시작했다며 편리함이야말로 즐거움이라고, 종류가 많다는 게 선택권이 많다는 것이었다는 메시지 하에 애플이 본질을 강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당시는 잡스 퇴임 이후여서 뭘 만들어도 잡스라면 이랬을 것이라는 씩으로 일부 사용자 비판을 받더 시기이기도 했다. 애플은 곧 잡스라는 이미지가 강해 애플은 WWDC에서 애플의 본질은 디자인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2014년 WWDC 오프닝은 개발자라는 직업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2014년 5주년을 맞은 앱스토어는 당시 매주 3억 명이 방문하는 거대 플랫폼이 됐다. 오프닝 영상은 오타쿠나 수염을 면도하지 않고 안경을 쓴 채 방에 틀어 박혀 있는 개발자 이미지가 거론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이 만드는 응용 프로그램은 삶을 좋은 것으로 만들었다며 에어비앤비가 인생을 구했고 알리페이가 없었다면 지금 같은 생활이 불가능했다고 말하는 등 업무에 앱이 필수적인 다양한 직업이 등장한다. 개발자가 사회적으로 필수 직업이라는 점을 알린 것이다.

2015년은 영상이 남아 있지 않고 2016년에는 원래 오프닝 영상이 없었다. 이어 2017년 오프닝 영상 주제는 세계에서 모든 응용 프로그램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애플 입사자가 데이터센터에서 전원을 사용하기 위해 서버룸 콘센트를 뽑아 버린다. 그러자 전 세계 스마트폰에서 앱이 사라진다. 지도 앱이 사라지고 시내에서 교통사고가 다발하는 등 세계적인 비상사태에 빠진 것. 마을에는 앱이 아날로그화되는 현상이 만연한다. 앱이 없는 세상은 혼란스럽다. 과장이지만 앱이 사라지면 이런 세상이 된다는 말로 세계는 개발자에게 달려 있다는 개발자에게 감사함을 말하는 영상이다.

2018년 오프닝 영상은 세계 각지에서 WWDC 장소로 모여든 개발자를 소개하는 내용. 매년 세계에서 가장 신비에 싸인 대이동이 펼쳐진다며 11개월 반 동면을 끝내고 야행성 동굴에 사는 그들에게 햇살이 쏟아지고 개발자는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표식을 보여준다.

2019년 오프닝 영상은 개발자가 일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방에만 불이 켜진 아파트에서 어린이 등이 잠든 심야에 혼자서 묵묵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개발자의 모습을 담는다. 작성한 코드를 실행할 수 없는 등 개발자의 고뇌를 그린다. 영상 마지막에는 세계가 잠들어 있는 동안 당신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한다.

2020년에는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첫 원격 개최됐다. 애플파크 여러 곳에서 카메라를 배치해 사전 제작했다. 오프닝 역시 원격 개최지만 산호세에 모이지 않아도 WWDC 참가자의 마음은 하나라는 걸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WWDC를 어떻게 할지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내놓는 내용을 오프닝 영상 주제로 삼았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위해 WWDC에 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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