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고 체내에서 방출되는 미생물 패턴을 조사해 개인을 식별 가능하다는 게 잘 알려져 있다. 6개 대륙 32개국에 걸쳐 60개 도시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조사하는 새로운 연구에선 도시에도 고유 미생물 패턴을 존재하고 지문처럼 미생물에서 도시를 특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명됐다.
코넬의대 크리스토퍼 메이슨 교수 연구팀은 2015년 전 세계 각국에서 미생물 샘플을 수집하고 유전자를 분석하는 국제 프로젝트(International MetaSUB Consortium)를 발족시켰다. 메타SUB는 2015∼2017년까지 전 세계 60개 도시 대중교통이나 병원에서 4,728개 미생물 샘플을 수집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도시가 인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건 지금까지 밝혀지고 있지만 이런 영향 메커니즘은 다양하며 대부분 이해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유행 외에 도시 환경에서 미생물 동태에 대한 이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수집한 샘플에 포함된 미생물 DNA를 기반으로 포괄적으로 식별하는 메타게놈 시퀀스 분석을 한 결과 연구팀은 도시별로 수집한 샘플에 동일한 게 아니라 도시마다 다른 미생물 패턴을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번 분석에선 31종 미생물이 샘플 97%에서 일관되게 발견되어 거의 모든 도시에 존재하는 코어 미생물 그룹 존재가 확인됐다. 한편 미생물 그룹은 명확하게 지리적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연안에는 염분을 좋아하는 미생물이 많고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는 현저하게 미세 생물 다양성이 큰 차이를 보인 것.
연구팀에 따르면 신발에 부착된 미생물 DNA를 메타게놈 시퀀스 분석해 그 사람이 사는 곳을 90%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미생물 그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전체 인구, 인구 밀도, 표고, 바다까지의 거리, 기후 등을 들 수 있으며 미래 과학 수사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또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확인된 종과 일치하지 않는 1만 928종 바이러스와 1,302종 세균, 고세균 2종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을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종류 미생물과 함께 출퇴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5∼2017년 수집된 샘플에 근거한 것이지만 이후에도 메타SUB 규모는 확대되고 현재는 100개 이상 도시에서 샘플 수집이 이뤄지고 있다. 또 샘플을 수집하는 장소도 물건 표면 뿐 아니라 공기와 하수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한다. 다른 도시에서 미생물을 특정하는 작업은 항생제와 내성균 등 건강에 위협을 파악하고 앞으로 개발로 이어질 미생물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열대 우림은 생물 다양성 보고이며 치료를 위한 새로운 분자가 있는 사람은 생각하기 쉽지만 지하철 난간이나 벤치도 마찬가지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