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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와 아마추어 무선 교신을…

400km 상공에서 비행하는 국제우주정거장 ISS는 지구와 우주 관측, 우주 환경을 이용한 실험과 연구를 위한 시설이며 항상 우주비행사 몇 명이 있다. 이런 ISS에선 2000년부터 아마추어 무선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으며 우주비행사는 여가를 이용해 지상 아마추어 무선국과 교신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아마추어 무선 시스템이 ISS에 반입된 건 ISS 첫 장기 체류 미션이던 1차 장기 체류가 시작된 2000년 10월. 기장을 맡은 윌리엄 셰퍼드가 에릭슨 무선 시스템을 들여와 11월에는 처음으로 아마추어 무선사와 교신을 실시했다.

2020년 9월에는 20년 만에 ISS 무선 시스템이 업데이트되어 JVC 켄우드 아마추어 무선기인 TM-D710GA 등으로 이뤄진 무선 시스템이 도입됐다. ISS에 체류하는 우주인 대부분은 탑승 전 아마추어 무선 기술사에 해당하는 자격을 미국에서 얻게 되며 실제로 ISS 무선 시스템을 이용해 통신을 할 수 있다. 우주비행사가 무선 교실을 할 경우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날짜와 시간을 정한 학교 통신. ISS에선 아마추어 무선국 시설을 개발, 운용하는 프로그램인 ARISS(Amateur Radio on the ISS)가 주최하는 프로젝트에서 아마추어 무선을 이용해 각각 어린이가 ISS에 체류하는 우주인과 교신을 할 수 있다.

둘째는 우주비행사가 원하는 상대방과 교신하는 것. 우주비행사가 원하는 상대와 무선으로 통신할 수 있으며 희망에 따라 ARISS 운영 위원회가 교신 시간을 결정한다.

셋째는 지상에서 이뤄지는 것과 같은 일반 통신이다. ARISS가 참여하는 학교 연락처나 특정 상대방 교신은 우주비행사 근무 시간에 이뤄지지만 우주비행사가 여가 시간에는 CQ를 내 응답, 지상 아마추어 무선국과 교신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연락처 등 공적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도 운이 좋다면 우주인과 교신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ISS 무선국이 일반 교신을 할 경우 ISS 송신 주파수는 145.80MHz지만 응답 지상 측은 144.49MHz를 사용, 분할 운용해야 한다. ISS와 일반 통신은 지상 측에서 호출하지 않고 반드시 ISS에서의 호출을 확인하고 응답하는 게 매너다.

저궤도를 고속으로 비행하는 ISS가 지상과 교신하는 건 지상국 상공을 통과하는 10분 가량 시간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ISS가 상공을 통과하는 타이밍을 ARISS 운용위원회가 공개하는 궤도 예측 도구 등으로 예측하고 타이밍을 맞춰 CQ를 기다리는 게 좋다. ISS에 보내는 신호는 강력하고 교신은 일반적인 144MHz FM 무전기로 가능하다. 헬리컬 안테나를 갖춘 트랜시버도 가능하지만 4분의 1 파장 휩 안테나가 더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ISS는 2만 8,000km/h 이상 고속으로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지상국에서 무선 신호 주파수가 변화한다. 이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변화하는 도플러 효과와 같은 현상이며 ISS가 접근하고 주파수가 높아지면서 멀어지는 등 주파수가 낮아진다. 또 아마추어 무선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온라인 라디오(WebSDR)를 이용해 ISS 무선국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참고로 이 웹사이트에선 ISS가 런던 상공에 있을 경우 ISS 무선국이 발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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