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금성 대기에 생명 흔적 연구 결과는 잘못됐다”

2020년 9월 금성 대기에서 생명 존재 증거가 될 수 있는 가스 성분을 발견했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이 때 발견된 건 펭귄 몸이나 습지 진흙 등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 존재하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포스핀(phosphine)이라는 성분이다. 그런데 이 포스핀이 금성 표면에서 50km 상공 대기 성분에서 검출된 것이다.

하지만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금성은 표면 온도가 400도를 초과하는 데다 대기 성분 중 96%가 이산화탄소라는 극한 환경이다. 또 지상 기압은 92기압으로 생물이 이곳에 존재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포스핀 성분이 발견된 지상 50∼60km 상공은 무거운 이산화탄소가 상승해 산소와 질소가 혼합된 상태로 간주되며 대기 중 부유하는 미생물 같은 생명이 이곳에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포스핀 성분을 발견했다는 발표는 이 가설을 뒷받침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발표 근거가 된 데이터를 재검증한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포스핀과 같은 주파수 부근에서 전파를 흡수하기 쉬운 이산화황을 잘못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새로운 연구로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포스핀으로 이뤄진 성분은 실제로는 80km 높이에서 검출됐으며 이 고도에서 포스핀은 평소보다 빨리 분해되어 버리는 걸 지적했다.

원래 연구에서 사용한 알마(ALMA) 망원경에 대해서도 2019년 당시 금성은 이번 조사에서 별로 좋지 않은 특성이 있으며 이산화황 같은 금성 대기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을 실제보다 약한 것으로 감지해버렸다고 한다.

이 2가지 조건을 원래 연구에 적용하면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아마도 처음 연구팀은 이산화황을 포스핀으로 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시 말해 태양계 생명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게 아니라 불행하게도 금성에 많은 건 이미 알고 있는 가스였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