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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발상지로 남은 HP가 창업한 차고

휴렛팩커드는 컴퓨터와 전자계측기기를 제조하는 대기업으로 2015년 PC나 프린터 제조를 판매하는 HP Inc.와 서버 등 기업용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로 분할된 바 있다. 이런 휴렛팩커드는 작은 차고에서 창업했으며 이 차고는 실리콘밸리 발상지로 캘리포니아 역사 지정물로 지정되어 있다.

휴렛팩커드 창업자인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는 스탠퍼드대학에서 같은 수업을 받던 동급생이었다. 직접 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이들은 회사명을 휴렛팩커커드나 팩커드휴렛으로 할지 여부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938년 결혼한 팩커드는 아내 루실과 함께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위치한 애디슨 애비뉴 367번지에 위치한 1층 집을 임대했다. 이 집 집세는 월 45달러이며 임대를 한 결정적 이유는 공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차고가 있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또 휴렛은 차고 옆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휴렛팩커드는 실리콘밸리 시작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작은 차고는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로 불린다. 차고 안에 자동차 1대가 들어갈 정도로 그다지 크지 않다. 창업 당시 휴렛팩커드는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지 않았으며 전기를 이용해 근육 활성화 촉진 장치 등 아이디어를 시도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휴렛이 스탠퍼드대학에서 실시한 연구를 기초로 음성 장치를 테스트하는데 이용되는 오디오 발진기를 구축하기로 한다.

이들이 처음 출시한 오디오 발진기는 HP 200A다. 첫 제품인데 200A라는 명칭을 붙인 건 휴렛팩커드가 많은 경험을 쌓아온 기업처럼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나중에 팩커드는 회상하기도 했다.

HP 200A는 당초 54.5달러에 판매됐지만 나중에 경쟁사 제품이 400달러에 팔리는 걸 발견하고 가격을 71.5달러로 바꿨다고 한다.

휴렛팩커드 초기 고객은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던 디즈니였다. 영화 판타지아를 만들기 위해 오디오 발진기 제작을 원하던 디즈니는 HP2 200A 기능에 일부 변경을 요구하고 개선품인 HP 200B 8개를 구입했다고 한다.

차고 안쪽에 위치한 책상에는 라디오 세트가 놓여 있다. 차고 복원 작업 당시 부근에서 안테나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해서 그렇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라디오에 관심을 갖던 팩커드가 차고에서 취미로 라디오를 즐겼다고 여긴 결과다.

물론 차고에서만 모든 작업을 완결시키는 건 불가능하며 오디오 발진기 도장은 부엌에 위치한 오븐에서 구워냈다고 한다. 또 휴렛이 살던 오두막은 간단한 화장실과 침대가 있는 놀랍도록 좁은 곳이다. 실제로 당시 바닥은 흙이었지만 야외 활동을 좋아하던 휴렛은 사는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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