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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원회가 구글의 핏빗 인수에 내건 2가지 조건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인 핏빗(Fitbit)을 구글이 인수한 건에 대해 핏빗 건강 데이터와 구글이 모은 데이터를 결합해 의료와 건강 보험 등으로 소비자를 착취하는 게 가능하며 개인 정보 보호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 유럽위원회가 조건부로 핏빗 인수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에 따르면 핏빗 인수에 제동을 건 건 유럽위원회. 유럽위원회는 구글이 지난 10년간 사업 관행을 정확하게 말하면 전 세계 데이터 수익을 창출한다는 걸 시사하다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핏빗 데이터 수집 기능을 손에 넣고 독점력 확대와 소비자 착취라는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2020년 9월 지적한 것.

유럽위원회는 그 중에서도 3가지 우려를 밝혔다. 첫째는 광고. 구글이 핏빗을 인수한다는 건 사용자 건강 정보가 정리된 데이터베이스와 핏빗 데이터베이스를 개발, 운영하는 기술은 구글 것이 된다는 걸 의미한다. 구글은 광고 맞춤에 이용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획득하고 경쟁자가 광고 시장에서 구글 서비스에 필적하는 건 더 어려워질 것으로 간주한다. 광고주도 결국 광고비 상승에 직면, 선택폭이 좁아져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API 액세스.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 제공과 데이터 검색을 위해 핏빗 장치는 웹API(WebAPI)를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액세스한다. 유럽위원회는 구글이 경쟁사에게 핏빗용 웹API 액세스를 제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렇게 되면 유럽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이 희생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셋째는 웨어러블 장치 공유다. 유럽위원회는 구글이 경쟁업체 웨어러블 장치나 스마트폰과 상호 운용성을 떨어뜨려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위원회의 지적에 대해 구글은 다음과 같은 약속을 제시했다. 먼저 구글은 핏빗 장치에서 수집한 사용자 건강 데이터를 광고에 사용하지 않는다. 또 핏빗 사용자 데이터는 광고에 사용되는 구글 데이터와 명확하게 구분한다. 구글은 유럽 경제 지역 사용자에게 핏빗 데이터를 구글맵과 검색, 구글 어시스턴드 같은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때 허가를 요청할 걸 보증했다.

다음은 구글은 앞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상호 운용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커버하는 API에 대해 안드로이드 OEM 기업에 무상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한다. 또 핏빗 경쟁사에 상호 운용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커버하는 API 소스 코드를 오픈소스로 제공한다. 여기에 경고나 오류 메시지 표시 허가 요구 등 방법으로 타사 웨어러블 긱 사용자 경험을 저하시키거나 타사 응용 프로그램의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유럽위원회는 이 같은 구글 약속을 제시받고 이 약속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핏빗 인수를 인정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유럽위원회 측은 구글에 따르면 핏빗 인수 제안을 승인할 수 있었던 건 이 계약에 따라 웨어러블 기기 시장과 새로운 디지털 헬스 시장이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게 될 것으로 보장됐기 때문이라며 구글이 수집한 데이터를 광고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하거나 안드로이드 단말 상호 운용성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공유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유럽위원회가 이번 인수에 대한 법적 수속력이 있는 약속을 제시해 규제 당국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해왔다면서 이를 통해 웨어러블 장치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는 제품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 역시 구글의 핏빗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며 이 승인이 내려지면 핏빗 인수가 완료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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