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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는 어떻게 돈을 벌까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매년 7월 프랑스와 주변국을 무대로 열리는 사이클 대회. 피파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린다. 투르 드 프랑스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지만 프로팀도 참가하며 도대체 어떻게 수입을 얻고 후원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신비에 싸여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최 시기가 연기됐지만 2020년 올해 투르 드 프랑스는 8월 29일부터 9월 20일까지 3주에 걸쳐 개최됐다. 투르 드 프랑스를 달리는 사이클 선수는 최대 101km/h에 달하는 속도로 3,300km 거리를 달린다. 매년 180개국 사이클 경우에 참여함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국가나 팀 스폰서 엠블럼을 입고 자전거를 탄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대회이면서도 투르 드 프랑스는 경제면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수수께끼에 싸여있다. 어떻게 투르 드 프랑스가 수입을 얻고 있는지 설명하기 전에 투르 드 프랑스가 재정적 필요에서 탄생한 대회라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투르 드 프랑스가 처음 열린 건 1903년. 프랑스 스포츠 신문인 로토(L’Auto)가 기획했다. 당시 로토는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편집자 중 하나이던 제오 르페브르(Géo Lefèvre)가 프랑스에 없던 최대 규모 로드 레이싱을 제안했다.

1903년 개최된 제1회 투르 드 프랑스는 큰 성공을 거뒀고 로토 1일 발행부수를 2만 5,000부에서 6만 5,000부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당시 경쟁자이던 르벨로(Le Vélo)는 도산했고 로토 발행부수는 30년간 34배까지 늘었다.

제2차세계대전 중이던 1940년 로토 주필이자 레이싱 책임자를 오랫동안 지낸 앙리 데그랑주(Henri Desgrange)가 사망했다. 회사는 독일 합작 기업으로 독일 정부가 레이싱 개최 요청을 했지만 후임 주필을 맡은 자크 고데(Jacques Goddet)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1943년 비공식 경주를 열었다. 전후 로토는 독일 영향 하에 있었기 때문에 일단 투어 개최권은 정부에 있었지만 후속 매체로 레킵(L’ÉQUIPE)을 만들고 레킵의 레이싱 개최 소유가 인정됐다. 레킵은 2020년 현재 미디어 그룹 ASO(Amaury Sport Organisation) 산하에 있어 투르 드 프랑스는 ASO가 주최하고 있다.

대전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레킵은 다양한 방법으로 투르 드 프랑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예를 들어 투르 드 프랑스 코스를 경매하거나 캐러밴이라는 기업 홍보용 자동차를 달리게 하거나 주행 경로를 따라 물리적 광고를 게재하거나 투어를 현지 기업이 후원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런 방법에서 알 수 있듯 당시 투르 드 프랑스는 투어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관객을 수익원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초기 그 방법에 문제가 생겨 관련 기업과 스폰서 과다가 문제시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기자는 60대에 이르는 화려한 자전거가 시골 마을을 달리는 광경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는 슬프고 추악하고 저속하며 돈냄새가 나는 광경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래도 당시 투르 드 프랑스는 적자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65년 투르 드 프랑스 소유자가 현재 ASO로 바뀐 이후부터 투어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첫째는 ASO가 TV 방송 진출로 투어의 세계적인 시청자 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1980년대부터 2010년 사이 투르 드 프랑스 수익은 20배 늘고 방영권료가 현재 투르 드 프랑스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심이 됐다.

2019년 시점 투르 드 프랑스 수익 내역은 중계권료가 55%를 차지하고 광고 스폰서료가 40%, 나머지 5%는 개최지 각 마을에서 수익을 담당하고 있다.

투르 드 프랑스는 전 세계 195개국 중 186개국에 방송되는 인기 콘텐츠다. 레이싱을 생방송하기 위해 260개 이상 카메라와 6대 이상 항공기를 동원해 방영권료 일부를 담당하는 프랑스 텔레비지옹(France Télévisions)과 계약만으로도 연간 2,500만 달러 상당 수익을 추정하고 있다.

수익 중 40%를 차지하는 광고 스폰서료는 점차 진화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과거 뿐 아니라 캐러밴은 33개 브랜드가 자사 로고를 게재하기 위해 25만∼60만 달러를 지불한다. 캐러밴은 250대 행렬을 이뤄 21일 경주 기간 중 관전하는 팬에게 1,500만 개 상품을 배부한다.

그 밖에 투르 드 프랑스에선 개인 종합 1위 선수가 착용하는 노란색 유니폼이나 포인트 수상자를 나타내는 녹색 유니폼 등이 있으며 여기에 스폰서 로고를 넣는다. 예를 들어 노란색 유니폼에 로고를 매년 게재하는 프랑스 은행인 LCL은 스폰서 비용으로 매년 1,200만 달러를 지불한다. 그 밖에 수십 개 후원 계약이 투르 드 프랑스에 존재하고 있다.

또 레이싱 중간 지점인 마을은 투르 드 프랑스를 유치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수도 있다. 투르 드 프랑스를 주최하는 ASO는 수익을 오랫동안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투어 전체 수익을 자세하게는 알 수 없다. 하지만 ASO가 공개한 데이터 등에서 투르 드 프랑스 수익을 6,000만∼1억 5,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을 추정하고 있다. 또 과거 수익 데이터를 근거로 투르 드 프랑스 이익률은 21%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ASO는 투르 드 프랑스를 개최해 연간 1,200만∼3,000만 달러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투르 드 프랑스에는 22개 프로팀 178명 선수가 참가했다. 프로팀이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2,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프로팀은 스폰서료를 기반으로 참가 비용을 조달한다. 스폰서는 선수가 타는 자전거나 사용하는 기어, 음료 등 다양한 게 있지만 스폰서료 중 70%는 타이틀 스폰서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타이틀 스폰서는 프로팀 명명권과 유니폼 전체에 로고를 붙일 수 있으며 금액은 500만∼1,500만 달러 정도다.

또 기본적으로 타이틀 스폰서가 되는 건 보험사나 통신사업자 등이 거의 독점적이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50년대 중반까지 자전거 업체만 참가팀 스폰서가 되는 걸 허용했다. 하지만 1960년대 자전거 판매가 급증하면서 알코올이나 담배, 크림 등 현지 제조업체 후원도 가능하게 됐다. 또 투르 드 프랑스 생방송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 다국적 기업이 투르 드 프랑스에 관심을 갖게 됐고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전문 라이선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1992∼2014년까지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는 프로팀 평균 예산은 360만 달러에서 1,550만 달러까지 급증했다.

또 투르 드 프랑스에서 실제로 장거리르 달리는 사이클 선수의 경우 급여 지급이 아니라 경주 상금을 수입원으로 한다. 투르 드 프랑스 총상금은 270만 달러로 다른 스포츠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며 개인 종합 1위 상금은 59만 5,000달러, 20위 이하 선수는 1,200달러 상금 밖에 얻을 수 없다. 개인상을 수상한 선수는 2만 4,000∼3만 달러 정도다.

이렇게 현재 투르 드 프랑스는 세계적인 지명도를 자랑하지만 상금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선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스폰서 계약료로 유명 선수라면 연간 600만 달러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는 스폰서 로고 가시성 극대화 등 경기와 무관한 부분까지 배려할 필요성이 있다. 2020년 코로나19 감염으로 많은 팀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일부 선수는 팀 존속을 위해 급여 70%를 감소하는 것에 동의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스포츠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재고할 시점이 왔는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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