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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자 폐기물, 5년 전보다 21% 늘었다

전 세계는 헤드폰이나 전자레인지, 노트북에 에어컨 등 온갖 전자장비를 더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비례해 전자 쓰레기도 기록적인 수치에 도달하고 있다.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인류가 전 세계에 폐기한 전자 쓰레기 총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유엔 보고서인 글로벌 전자폐기물 모니터(The Global E-waste Monitor)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전자 쓰레기 총량은 2014년보다 920만톤 많은 5,360만톤에 달했다. 5년간 전자 쓰레기가 21% 늘어난 것.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17.4% 밖에 재활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회수, 재활용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것. 전자 제품 회수와 재활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식이든 환경 오염에 연결될 우려가 있다. 전자 쓰레기는 철이나 구리, 금, 수은, 난연제 등 귀중하지만 유해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 냉장고나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대부분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온실가스의 염화불화탄소 이른바 프레온가스나 하이드로 클로로 플루오로 카본을 포함하고 있다. 또 주로 미국 같은 고소득 국가에선 전자 쓰레기 중 8%가 결국 매립지나 소각 시설에 도착하게 된다고 한다.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은 전자 제품 처리를 규제하는 규칙이 없기 때문에 장비 분해를 개인이 하거나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재활용 업체에 파는 등 전자 쓰레기를 잘못 취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전자기기에 포함된 수많은 독성화학물질에 의해 지역 토양과 수로가 오염되어 버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공중보건 그 중에서도 어린이와 노동자 건강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비공인 전자 폐기물 재활용 시설에서 일하거나 놀고 생활하는 아이들은 전자기기를 태워 발생하는 유독가스를 흡입하거나 전자 쓰레기에서 유출되는 위험한 화학물질을 직접 만지거나 유독 물질을 포함한 흙을 만질 수 있다. 또 전자기기 내 산 등 화학물질이 인근 수로에 투기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식량 시스템에 퍼져버릴 수도 있다.

보고서는 전자 폐기물을 둘러싼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전 세계에 기본적인 주방가전이나 휴대전화를 보유한 가정이 늘고 있다. 에어컨 전자 쓰레기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며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사용량은 증가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전제품은 삶의 질과 공중위생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편 엄격한 폐기물 재활용 정책이 없으면 오염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전자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끝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강력하고 협력적인 노력은 없다. 전자 쓰레기를 대처하기 위해 정책이나 규제 법률을 가진 국가는 전 세계에 78개국 밖에 없고 대부분은 재활용이나 회수율이 가장 높은 유럽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제조업자, 소비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전자 쓰레기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30년에는 세계에서 발생하는 전자 폐기물이 연간 7,470만톤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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