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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마을에선 와이파이도 못 쓴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위치한 그린뱅크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 망원경이 있다. 축구장 이상 크기를 자랑하는 파라볼라 안테나는 우주에서 경미한 신호도 잡아낸다. 그리고 이 작은 마을은 3만 4,000km2에 달하는 미국 지정 방출 제한 지역 NRQZ 중심지로 휴대 전화 서비스가 아닌 와이파이는 금지되어 있다. 망원경 반경 16km에 거주하는 사람은 블루투스 장치와 전자레인지, 무선 전화기, 무선 스피커 사용도 제한되어 있다.

이 규정은 전파 간섭 망원경을 지키기 위해 1958년부터 시행 중이며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 여러 군과 도시에 걸쳐 있다. 이런 NRQZ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그린뱅크다. 이 마을 주민 143명은 기술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지금 수준으로 보면 현대 기술이 없는 것 같은 90년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고정 전화를 사용해야 한다. 미국에선 시골에 살고 초고속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인구가 1,500만 명이지만 그린뱅크 규제는 정부 규제로 인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해 과제를 제출하거나 대학 원서를 보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터넷 환경이 부족해지면 학생의 학업 성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에선 티모바일 등이 지방에서도 5G 가정용 회선 시험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있지만 62년 전 만들어진 무선 기술 금지령 탓에 NRQZ 거주자는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그린뱅크 천문대는 2016년 10월부터는 독립 기관이 운영 중이며 연간 1,000만 달러 운영 비용은 민간 재원에 의존한다. 현재 이 천문대는 프로젝트(Breakthrough Listen)를 통해 외계생명체 흔적을 위해 우주를 스캔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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