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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 진로 바꾸는 중?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리브라(Libra)는 국제 금융 규제 기관과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최근에는 이를 이길 수 없다고 봤는지 진로를 바꾸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후원하는 리브라재단(Libra Association)은 리브라를 여전히 선보일 예정.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이며 글로벌 금융 기관과 e커머스 기업으로 이뤄진 국제 컨소시엄에 의해 운영된다. 하지만 동시에 리브라 거래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법정통화의 디지털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파트너인 페이스북 역시 사용자가 리브라를 유지하기 위한 디지털 지갑 칼리브라(Calibra)를 선보일 계획을 바꾸지 않았지만 이쪽 역시 디지털 버전 법정통화에 대응하고 출시할 때 리브라보다 이쪽에 더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한다.

또 페이스북 산하 왓츠앱이나 메신저 프랫폼에 칼리브라를 통합할 예정이지만 칼리브라는 지역 제한으로 현지 통화 이외에는 거래할 수 없도록 한다고 한다. 칼리브라는 6월 출시 예정이었지만 보도에 따르면 10월까지 연기됐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2019년 6월 리브라를 발표하고 여러 국제통화나 국채 등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처럼 가치 변동이 심한 문제를 방지하고 가치가 변하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하겠다는 것. 리브라의 계획은 원래 수억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일제히 사용하면 단번에 확장이 가능하다는 걸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전 세계 금융 규제 기관의 견제를 받아야 했다.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지배력 이상으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걸 견제하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리브라협회는 2월 리브라 가치를 달러에 연동해 리브라가 다른 국가 통화도 뒷받침될 것이라는 미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번 법정통화 디지털 버전 출시는 이보다 훨씬 큰 양보라고 할 수 있다. 현지 통화를 사용한다면 리브라를 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지나친 대담함 때문에 이 계획을 둘러싼 규제 물결은 거세지고 있다. 2019년 9월 유럽중앙은행 관계자는 리브라협회가 카르텔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10월에는 G7 워킹그룹이 리브라 같은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규제 면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추진되어선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페이팔과 이베이, 스트라이프, 비자, 마스터카드 등 협회를 후원하던 대기업이 모두 손을 들었다. 물론 리브라협회 측은 규제에 입각한 글로벌 거래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목표는 전혀 바꾸지 않았다면서 이 목표를 지원하는 철학과 미래 혁신을 육성하겠다는 가능성도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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