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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패턴으로 신분 인증하는 기술

개인의 필체는 지문만큼 특별하다. 필체는 사람마다 다르며 습관, 성격 등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범죄 분석에서도 활용된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필체를 활용해 사람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을까.

타이핑 바이오매트릭스는 키보드의 키가 언제 정확히 눌리고 띄어지는지 타이밍 정보로 사람을 식별하는 새로운 방식의 인증 방식이다. 20년 전부터 연구된 이 기술은 키스트로크 다이내믹이라고도 불린다.

타이핑 바이오매트릭스는 키보드가 눌리는 시간을 Dwell 타임, 키보드를 띄고 다시 눌리는 시간을 Flight 타임으로 구분해 타이밍 정보를 저장한다. 사람들마다 독특한 타이핑 리듬을 갖고 있고 이를 디지털 지문처럼 사용해 식별과 인증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이 기술을 보유한 루마니아 스타트업 타이핑 DNA는 구글로부터 7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AI 에 집중 투자하는 구글 벤처그룹인 그레디언벤처스가 리드하고 테크스타즈벤처스 갭마인더벤처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루마니아에서 2018년 뉴욕 브루클린으로 이주한 타이핑 DNA는 테크스타즈 NYC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시드 투자로 130만 유로를 유치한 바 있다.

타이핑 DNA이 내놓은 크롬 익스텐션은 전화 등 추가 인증을 하지 않아도 로그인명과 패스워드만 있으면 사용자의 타이핑 패턴으로 사용자를 인식한다. 사용자는 추가로 제시되는 문장을 타이핑해야 하기 때문에 이름, 패스워드가 맞아도 사용자의 타이핑 스타일이 다르면 인증이 되지 않는 식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개인 계정 보안을 추가로 강화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은 개인 계정 보안 강화를 위해 문자로 인증번호를 받는 방법 대신 타이핑 DNA 같은 인증된 앱을 통해 쉽고 빠르게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타이핑 DNA는 은행, 금융 지불 앱,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업 앱, 정부 앱 등 신분과 관련된 곳에 사용돼 사기 방지에 이용되고 있다. 교육기관에서는 타이핑 패턴 인식을 통해 학생의 표절을 막는데 활용될 수 있다. 현재 타이핑 DNA 서비스를 사용하는 곳은 아마존, 에버노트, 슬랙, 드롭박스, 깃허브, 페이스북 등 1,000개 기업이 넘는다. 타이핑 DNA 대표 라울 포파는 20년간 연구된 타이핑 패턴 인식 기술은 약 99%. 99.9%의 정확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유럽 은행 당국은 타이핑 바이오트릭스를 인증 방식으로 공식적으로 승인한 바 있다. 지문, 음성 인식 등과 같이 생체 인식과 같이 타이핑하는 패턴을 인증방식으로 채택한 것. 유럽 은행 승인을 통해 타이핑 DNA외에도 Keystroke DNA, ID Behabiosec 등 행동 생체 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성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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