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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모든 스마트폰에 충전 통일 규격 채용 의무화하나?

유럽 의회가 EU 내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든 휴대기기에 통일 규격 충전기 채택을 의무화하는 논의를 시작한다.

물론 이 같은 논의가 지금 나온 얘기는 아니다. 2009년 충전 규격을 마이크로USB로 통일한다는 양해각서를 애플과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 등 14개 기업이 맺었고 자체 단자를 사용하던 당시 단말이 점차 마이크로USB로 이행된 바 있다. 2014년에도 마찬가지로 유럽 의회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 개발을 요구하는 의결을 진행했다. 결국 법적 강제력이 없고 어디까지나 통일 규격 채용을 권장하는 형태가 됐지만 원하는 결과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 규격을 요구하는 이유는 소비자 편의 확보는 물론 단말기를 사서 바꿀 때마다 충전기도 새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가 한 몫 한다. EU 추정으로는 연간 5만 1,000톤에 달하는 구형 충전기가 폐지되고 있다고 한다.

통일 규격 자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상태를 감안하면 USB 타입C가 유력하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저렴한 단말 중 일부는 마이크로USB를 채택한 것도 있지만 USB 타입C 채택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는 건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프로는 USB 타입C를 채택했지만 아이폰은 여전히 라이트닝을 이용하고 있다. 2021년 아이폰도 라이트닝 단자를 폐지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대신 USB 타입C를 채택하는 게 아니라 전체가 포트리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모두 같은 케이블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건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에 구속력 있는 조치가 마련되더라도 실제로 대체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차세대 규격이 등장한다면 통일 표준이 차세대 포트 개발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도 하다. 영향이 큰 논쟁인 만큼 앞으로 주목할 만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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