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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베이, 주민이 떠나고 있다 ‘왜?’

미국 서해안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 가까운 도시를 포함한 일명 샌프란시스코 베이(San Francisco Bay Area)는 전 세계 첨단 기술 기업이 위치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주택 비용이 너무 높은 탓에 생활을 압박하고 주민이 떨어져 나가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베이 지역은 지난 20년 가까이 기술 기업에게 매력적인 장소였다. 그 탓에 미국 서부에서 가장 집값이 오르고 기름값이나 교육비, 외신비 등을 합치면 미국 평균보다 2배에 이르는 생활 비용이 드는 도시가 됐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드핀(Redfin)이 발표한 이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4분기에만 2만 8,190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주민 유출 도시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주택 가격 평균 가격은 146만 6,900달러인 반면 LA는 63만 2,500달러, 시애틀은 58만 달러다. 이들 두 도시 모두보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피닉스의 경우에는 28만 달러로 베이 지역과 5배 이상 주택 가격 평균가에 차이가 있다. 캘리포니아 전체로도 주민 유출 경향이 있는데 2018년에는 유입자보다 3만 8,000명 가까이 많은 유출자가 있었다. 주민 중 53%는 높은 생활비로 이주를 검토 중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베이 지역을 포함한 캘리포니아에서 이주 대상으로 인기를 모으는 도시는 주 세금으로 소득세가 없는 텍사스 오스틴 등을 들 수 있다. 오스틴은 2019년 2분기 5,403명 신규 이민자가 있었도 대부분은 샌프란시스코 출신이었다고 한다.

가구 소득 평균값을 보면 베이 지역은 10만 달러로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미국 도시에서 사는데 충분한 것. 하지만 연방 세금과 주 세금 등 월 3,600달러이며 실리콘밸리 쪽은 4,600달러라는 고액 임대 생활을 압박해 저소득자는 노숙자가 될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세일즈포스닷컴 공동 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대기업에 과세를 하는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비우량 주택 건축 자금을 기부하거나 임대료 상승 폭을 제한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 전문가는 베이 지역에 사는 건 미국에서 가장 부자인 동시에 가장 가난한 곳에 사는 꼴이라면서 생활비가 캘리포니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전체의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생활비로 압박받는 중산층에게 주택 가격 상승은 한가로운 문제는 아니다. 한 부부는 2016년 산호세에 구입한 작은 집에서 살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오스틴으로 이주를 결정했다고 한다. 2006년 실리콘밸리 근방 고속도로 근처에 집을 구입한 다른 부부도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2번째 아이가 태어나 집이 좁아졌고 구입 당시보다 66%나 가격은 오른 상태여서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가족에게는 최적의 장소는 아닐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건 물론.

한 전문가는 캘리포니아에는 중산층이 필요하다며 중산층 없는 사회는 일그러린 사회라고 지적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중산층이 유출되는 현상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중산층이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되면 식당이 폐점하고 교사와 경찰 등 공무원이 직장 근처에 살 수 없는 미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문제를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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