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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보다 오래된 별을 발견했다?

우주 기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2019년 현재는 138억년 전 발생한 빅뱅에 의해 우주가 탄생했고 당시 격렬한 폭발 중 생긴 물질로 인해 별이 형성됐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지구에서 2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항성 HD140283, 일명 므두셀라의 추정 나이는 무려 140억년 이상으로 우주가 138억년 전 시작됐다는 설과 모순된다.

므두셀라는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이런 므두셀라라는 명칭을 가진 HD140283으로 알려진 천체 중에선 가장 오래된 별은 당초 추정 나이 160억년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우주보다 오래된 별이 존재한다는 모순 때문에 천문학 연구자들 다수가 재측정에 나섰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천문학자 하워드 본드도 이 중 하나다.

그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은 먼저 허블우주망원경이 2003∼2011년 사이 관측한 11세트 데이터를 자세하게 검증하고 지구와 HD140283간 거리를 확인했다. 이유는 별의 나이는 주로 빛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별을 구성하는 물질 성분을 조사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와 대상물간 거리가 잘못되면 분석에도 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또 HD140283을 구성하는 물질 조성도 검토했다. 그 결과 당초 예상보다 HD140283에는 산소량이 많은 걸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HD140283 나이를 산출해보니 HD140283의 나이를 15억년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HD140283의 나이를 144억 6,000만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우주의 나이인 138억년보다 오래됐다는 건 변함이 없다.

이후 연구팀은 추적 조사를 거듭해 HD140283의 나이를 142억 7,000만년까지 줄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주의 나이보다 오래된 것으로 조사된 것. 물론 산소량 불확실성으로 인한 오차가 7억년에서 8억년 정도라는 결과도 나온 만큼 오차 범위 내라면 우주의 나이보다 조금 젊다고 간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가정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우주의 나이와 일관된 HD140283의 나이가 도출됐다고 말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주 첫 별의 수수께끼가 일단 해결을 본 반면 새로운 수수께끼도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해 138억년이라는 우주 나이 자체가 오류일 가능성이 떠올랐기 때문. 원래 138억년이라는 우주 나이는 허블상수로 나타나는 우주의 팽창 속도에서 산출한 것. 구체적으론 1메가파섹(megaparsec) 그러니까 326만 광년당 초당 67.74km씩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텍사스대학 물리학 교수인 고마쓰 에이치로 연구팀은 올해 중력렌즈를 이용한 정밀 우주 관측 결과에서 허블상수는 82.4로 판명됐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1메가파섹당 초당 82.4km씩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하면 우주의 나이는 138억년보다 24억년 젊은 114억년으로 대폭 단축될 수 있다.

만일 우주의 나이가 114억년이었다면 HD140283의 추정 나이인 142억 7,000만년보다 훨씬 젊기 때문에 우주보다 오래된 별이 존재한다는 문제는 미해결 상태가 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한 전문가는 과학사를 되돌아보면 2가지 모순설이 나타난 경우 진실은 중간(합쳐진 것)일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우주를 팽창시키는 원동력이라고 하는 암흑에너지 강도 등 아직 해명되지 않은 수수께끼가 연구 결과에 수십억 년 오차를 주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우주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려면 추가로 우주론에 대한 진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낸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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