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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시에 핵폭발이 발생한다면…

제2차세계대전 중 일본에는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핵무기를 현대 도시에 터뜨리면 어떻게 될까.

현대 도시에 핵폭탄이 떨어지면 1단계는 1초 이내 사건. 폭발이 발생하면서 수천분의 1초 만에 태양보다 뜨거운 플라즈마 구형이 나타나 직경 2km 이상을 불덩어리로 만든다. 불덩어리 속은 달궈진 팬처럼 물이 소리를 내며 사라져 순식간에 증발하며 사람과 나무, 건물, 돌로 된 동상 등도 예외 없이 증발한다.

불덩어리가 발하는 빛은 강렬해 만일 불행하게도 그 방향을 향하고 있던 사람은 적어도 몇 시간은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다. 또 빛은 열방에 따라 폭 심지에서 반경 13km 500km2 범위는 소멸된다. 특히 플라스틱과 나무, 천, 사람의 피부와 머리카락 등 타기 쉬운 물건은 거의 모두 불타버린다. 화재처럼 뜨거운 화염과 열기가 밀려오는 게 아니라 열 자체가 덮쳐 오기 때문에 폭발이 발생한 다음 순간에는 모든 게 불타오른다.

2단계는 몇 초 안에 발생한다. 사람들은 이 무렵에야 뭔가가 일어난 걸 알게 되지만 이미 너무 늦다. 열을 동반한 이후 사람들을 덮치는 건 충격파다. 불덩어리는 가열에 의해 압축된 공기 방울을 발생시켜 폭발시켜 팽창시킨다. 이는 음속보다 빠른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보다 강한 돌풍이 일어나게 한다. 반경 1km 이내에 있는 건물 대부분은 산산조각이 나고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건물은 기부만 남는다. 나무 이쑤시개처럼 밖에 있던 사람들은 먼지처럼 날려 흩어지게 된다.

충격파는 중앙에서 멀어질수록 약해지지만 그래도 175km2 범위 내에 있는 건물은 붕괴되어 버린다. 거리에 있는 주유소는 폭발해 화염을 일으키며 화재를 더 악화시킨다.

폭발로 발생한 버섯구름은 상공까지 뻗어 붕괴한 도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 충격파에 의해 흩어진 공기가 다시 중심부로 흘러 들어가면 신선한 산소가 공급되면서 화재는 더 격렬해진다. 폭발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도 버섯구름을 사진에 담으려고 창가에 선 사람이라면 날카로운 유리조각에 전신이 위험해질 수 있다.

3단계는 폭발 며칠 이내에 일어난다. 보통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몇 시간에서 며칠 안에 구조대가 달려들지만 핵폭발은 예외다. 심한 화상과 열상, 골절 등을 입은 수십만 명에 이르는 중상자가 몇 분에서 몇 시간 이내에 사망한다.

무너진 건물에 갇힌 생존자와 빛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린 생존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공포와 혼란 속에서 당황하게 된다. 다행스럽게 지하철 등을 이용하던 사람이라면 화상이나 외상으로부터 보호는 될 수 있지만 여전히 끔찍한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방사성 화산재와 먼지 등을 포함한 검은 비다. 검은 비 같은 낙진은 높은 선량의 방사선을 띠고 있다. 높은 방사선을 받은 사람은 며칠 이내에 급성 방사선 장애로 사망한다.

도로 같은 인프라는 차단된 구조를 방해한다. 선로도 찢겨 기차는 움직이지 않고 운동망은 작동하지 않는다. 전기와 수도, 통신 시설이 완전 파괴된다. 인근 도시에서 파견한 헬리콥터도 방사선 위험 등으로 활동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생존자는 물이나 식량 없이 잔해 속을 걸어 탈출해야 한다. 인근 도시 병원에는 중상자가 수만에서 수십만까지 차있다. 이렇게 살아남은 사람도 대부분이 몇 주나 몇 년 안에 백혈병이나 암으로 목숨을 잃고 만다.

정리하자면 핵폭발 반경 1km 이내 사람은 거의 확실하게 즉사한다. 반경 7km 이내 사람도 높은 확률도 죽음에 이른다. 반경 13km 이내라면 3도 이상 화상을 입고 반경 21km 이내도 화상 피해를 입는다. 핵폭발 피해는 허리케인이나 대규모 화재, 지진, 원자력사고가 한꺼번에 발생한 것보다 엄청나다. 이런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각국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핵무기로 서로롤 위협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파멸적 핵전쟁은 극히 소수의 사소한 실수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할 수단은 핵폐기 밖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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