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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 경험 배운 로봇팔로 매직큐브 풀려는 시도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오픈에이아이(OpenAI)가 한 손으로 매직큐브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팔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알고리즘에 완전히 의지하는 게 아니라 여러 시뮬레이션 환경을 조성해 인간이 진화하면서 손의 움직임을 발달시켰듯 로봇팔에 수천 년 분량 경험을 만든다는 점이 기존 연구와 다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생각을 바꾸게 해줬다고 말한다.

오픈에이아이는 인간처럼 트라이앤에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로봇을 만들려는 것이다. 매직큐브를 손으로 풀 수 있는 알고리즘 훈련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 인간조차도 매직큐브를 푸는 건 어렵다. 로봇은 매직큐브 해결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손가락 마찰이나 큐브 양상을 바꾸는 걸 용이하게 하고 큐브 무게 등 정보를 스스로 터득해 푸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로봇 세계에선 로봇팔이 이렇게 복잡한 기술을 습득한 일은 없었다고 한다.

인간은 손으로 물건을 조작할 수 있도록 긴 시간과 학습을 거쳐 진화했다. 인간처럼 로봇팔이 움직이려면 이와 유사한 걸 처음부터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전문화된 특화 알고리즘을 만들면 인간과 같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수천 개에 이르는 시뮬레이션 환경을 만들고 각각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로봇팔의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시 말해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로봇팔 네트워크에 수천 년 분량 경험을 시킨다는 걸 의미한다. 연구팀은 로봇팔이 작업을 학습하고 능숙해지면 새로운 작업을 부과하는 행위를 반복시켰다.

현실에선 더 어려운 환경에 로봇이 배치될 수 있기 때문. 로봇팔에 고무장갑을 끼게 해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로봇팔은 매직큐브를 포기하지 않고 실행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로봇을 적응시킨다는 걸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핵심 지능이러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다목적 로봇 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한다. 알고리즘 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학습할 수 있는 복잡한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얘기다. 연구팀의 목표는 로봇이 여러 작업을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픈에이아이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건 2017년 5월이다. 인간에게도 어려운 이 기술을 로봇이 학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019년 기준으로 성공률은 60% 가량이라고 한다. 매직큐브의 복잡성을 확대하면 성공률은 20% 정도라고.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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