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기반으로 연구한 것이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기존 물리적 키보드와 거의 같은 속도로 타이핑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알토대와 케임브리지대, 취리히공대 연구팀은 스마트폰과 물리적 키보드 타이핑 속도를 연구했다. 160여개국 3만 7,000명 이상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영어 타이핑 속도를 조사한 결과 분당 평균 36wpm을 기록했다고 한다. 또 참가자 중 70%는 실제 키보드보다 스마트폰 쪽 타이핑이 더 빨랐다고 한다.
2018년 이뤄진 또 다른 연구에선 물리적 키보드 입력 평균 속도는 분당 52wpm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참가자는 스마트폰으로 85wpm도 입력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 같은 결과만으로 스마트폰 유형 속도가 크게 높아졌다기보다는 하드웨어 키보드 타이핑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실제 키보드를 이용하는 게 훨씬 빠르고 원래 100wpm 가량으로 타이핑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키보드를 이용하는 사람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은 35∼36wpm을 기록했는데 만일 상당수가 실제 키보드 속도가 저하된 반면 터치스클니 속도는 늘었다면 당연히 차이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한 손이나 한 손가락으로 입력하는 것보다 양손으로 입력하는 게 빠르고 평균 38wpm이라는 것. 양손 입력은 조사 대상자 가운데 74%를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젊은 층이 더 빨라 10∼19세 사이는 40대보다 분당 10wpm 더 많은 단어를 입력했다고 한다. 또 자동 고침 기능은 타이핑 속도를 크게 높여주는 반면 단어 예측 기능은 속도를 저하시키고 있다.
다소 의외인 결과는 청소년이 스마트폰의 가장 헤비 유저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쓰는 연령대는 20∼39세 그룹이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하루 평균 6시간 스마트폰을 이용했다.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연구 한계도 인정하고 있다. 참가자는 원래 타이핑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젊은 층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 하지만 이 연구 데이터로 타이핑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는 터치스크린 기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위 세대와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운동능력의 일종으로 정식 교육을 안 받고 스스로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키보드로 입력하는 것과는 다르다. 만일 자신이 어느 정도 속도로 타이핑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10분 가량이면 판별을 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