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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규제 당국 “게임 내 루트박스는 도박”

영국 규제 당국은 수많은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일명 루트박스(Lootbox)를 조사하고 이를 도박으로 간주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해왔다. 영국 정부 내 디지털문화미디어와 스포츠교육부는 게임 내 루트박스의 잠재적 피해에 정직성과 투명성이 결여 되어 있다고 비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루트박스를 포함한 게임은 도박으로 간주, 규제하고 아이에게 판매해선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선 루트박스의 도박에 대한 증거로 지난 2018년 영국 도박위원회 조사를 인용해 11∼16세 소년 중 31%가 게임 내 아이템에 돈을 지불하고 루트박스를 연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히고 있다. 또 EA의 게임인 피파(FIFA) 시리즈는 얼티밋 팀(Ulrimate Team) 모드를 루트박스처럼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강한 선수를 얻으려면 청구하는 사용자가 많아 매출이 EA 게임 추가 콘텐츠 전체 매출 중 절반에 달하는 7,000억원대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이 모드를 위해 연간 100∼130만원대 이상을 지불한 게이머를 예로 들어 소개하고 있다.

도박위원회는 루트박스가 사람을 문제 있는 도박꾼으로 바꿔 버리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돈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아는 성인에 비해 청소년은 도박의 습관화에 대한 면역력이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지적했다.

EA는 지난 6월에도 루트박스 구조는 실제로는 상당히 윤리적인 것이며 서프라이즈 장치라고 영국 의회에 증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위원회는 우연성을 포함한 루트박스가 들어간 게임을 어린이에게 판매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추천했다. 또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루트박스를 포함해 게임 내에서 이를 도박이라는 걸 레이블에 표시하고 도박 관련 법을 적용할 걸 권장하고 있다.

이번 영국위원회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이 권고를 바탕으로 법 정비를 추진한다면 영국에선 루트박스에 대한 규정을 시행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루트박스를 둘러싸고 지난 몇 년 간 전 세계에서 도박 문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 되고 있다. 벨기에에선 이를 도박으로 간주, 불법화하겠다는 보도가 지난 4월 나오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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