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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를 달리게 하는 건 누구인가

미중 기술 냉전이라고도 불리는 무역 마찰 한 가운데에는 화웨이(Huawei)가 있다. 세계적인 기술 기업이지만 내부 속사정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발딩(Christopher Balding)과 중국 법 전문가인 도널드 클라크(Donald C. Clarke) 교수가 화웨이를 달리게 하는 건 누구냐는 수수께끼에 대해 분석해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해시태그(#WhoRunsHuawei)와 함께 화웨이 소유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42%는 중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화웨이는 화웨이의 진실(Huawei Facts)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다양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화웨이 소유자에 대한 언급을 한 페이지에선 화웨이가 정부나 제3자에 관리되는 기업이 아니며 화웨이는 설립 초기부터 직원이 스스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곳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발딩 등은 이런 설명이 만들어진 신화라고 일축한다. 중국은 노동조합이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노동자에 의해 조직되어 있지 않다는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상장을 하지 않고 화웨이 그룹 주식은 모두 지주회사인 화웨이홀딩스(Huawei Holding)가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의 실질적 사업을 전개하는 화웨이테크놀러지(Huawei Technologies)는 화웨이홀딩스의 자회사에 해당한다. 그리고 화웨이홀딩스의 주식 중 1.14%는 창업자인 런청페이(Ren Zhengfei) 회장이, 나머지 98.86%는 화웨이홀딩 TUC 노동조합위원회라는 조직이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건 어디까지나 화웨이홀딩 TUC이며 다수 직원을 고용한 화웨이테크놀러지는 아니다. 화웨이테크놀러지에도 노동조합이 존재하지만 활동 내용은 직원 기부나 퇴근 후 클럽 활동 관리 운영 등이 고작이며 회사 운영에 관여하는 실권은 없다.

또 주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일반 주식회사와는 분명히 다르다. 일반 주식은 주주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의결권을 수반한다. 하지만 화웨이 주식은 이익 분배만을 위한 단순 서면 계약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웨이 주식은 가상 주식과 제한된 팬텀스톡 그러니까 가상주식이라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발딩은 또 중국에서 노동조합의 위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 노동조합은 공식적으로 노동조합 연합인 중화전국총공회 ACFTU가 총괄하지만 ACFTU는 국가에 귀속된 조직이라고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실질적으론 중국 공산당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크리스토퍼 발딩은 화웨이는 사실상 국유 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화웨이를 소유하고 있는 건 구체적으로 누구냐는 물음에 크리스토퍼 발딩 등은 유일한 이름이 알려진 런청페이를 빼곤 모두 불명이라고 말한다. 또 화웨이 소유자가 누구든 적어도 화웨이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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