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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아닌 피부로 色 감지하는 벌레?

의태하는 나방의 일종인 회색가지나방(Peppered moth)이 의태할 때 자신의 눈이 아닌 피부를 이용해 주위 환경을 감지한다는 사실이 판명됐다.

카멜레온과 낙지, 일부 벌레는 포식자에 먹히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주위 환경에 동화시키는 흉내를 낸다. 독일 막스플랑크과학생태연구소 연구팀은 의태하는 곤충이 주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매달린 나뭇가지에 가까운 색으로 자신의 몸 색깔을 바꾸는 나방의 일종인 회색가지나방 애벌레의 눈을 막고 영향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눈을 막은 회색가지나방 유충과 대조군으로 눈을 안 가린 회색가지나방 유충과 몸 색깔 변화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눈이 막힌 회색가지나방 유충 역시 막대 색깔에 맞게 자신의 몸 색깔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이 막힌 회색가지나방 애벌레와 일반 유충은 보호색 색상과 채도 밝기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이 차이는 천적이 인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눈을 막아도 회색가지나방 유충이 발현하는 의태의 교묘함은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몸 색깔이 이미 변화한 회색가지나방 유충을 몸 색깔과 다른 색 가지로 옮기면 자신의 몸 색깔에 맞는 지점으로 이동했다. 회색가지나방 유충은 눈이 막혀 있어도 주위 색을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회색가지나방 유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력에 관한 유전자가 머리 뿐 아니라 몸에서도 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머리보다 몸 앞면에 많이 발현하는 시각 유전자까지 있었다고 한다. 몸 앞면에 많이 발현하는 유전자가 주위 색상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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