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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토만한 숲 만들면 기후 변화 줄인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위협에서 지구를 구해줄 수 있는 건 숲이다. 그것도 미국 국토 크기만한 숲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무는 잘 알려진 것처럼 광합성을 하면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산화탄소는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막을 수 있게 해준다. 나무를 심어 숲을 늘리면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나뭇가지와 뿌리에 저장해준다. 나무를 많이 심으면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것.

IPCC가 추산한 결과 2050년까지 지구 온난화를 어떻게든 1.5도 이하로 그치게 하려면 지구에 현존하는 44억 헥타르에 이르는 숲 뿐 아니라 10억 헥타르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전 세계 인구가 현재 77억 명인 만큼 인당 1.3헥타르 혹은 올림픽 규모 수영장 10개 분량 면적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취리히공개 연구팀이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아직 조림 가능한 토지가 9억 헥타르 남아 있다고 한다. 거의 미국 1개 분량에 달하는 넓이다. 만일 이 9억 헥타르를 모두 숲으로 메울 수 있다면 2,050억 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준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71억톤. IPCC가 산출한 10억 헥타르에는 못 미치지만 숲을 가꾸는 게 기후 변화에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연구팀은 조림 가능 지역 모두에 숲을 꾸밀 수 있게 된다면 현재 공기 중에 쌓여 있는 이산화탄소 중 4분의 1 가량 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가 정한 숲의 정의는 나무 심는 비율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이 정의에 해당하는 숲 사진 7만 8,774장을 구글어스에서 뽑아 여기에서 공원이나 녹지, 목장 등 사람의 손에 의해 생성한 녹지는 뺐다.

그런 다음 숲 사진을 분석해 기후와 토양, 나무 싶기 비율에 영향을 주는 10가지 변수를 확인하고 숲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아열대 기후에 비옥한 토양은 숲의 나무 심는 비율이 높지만 한 대 기후에 강우량이 적은 토지에는 나무가 많이 자라지 않아 나무 심는 비율은 줄어든다. 그럼에도 숲이 현존하지 않는 장소 그러니까 숲이 될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곳이 많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지구를 망라해 이 같은 장소를 모아 숲 후보지 종합 면적은 31억 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인간이 사는 곳이나 밭을 경작할 곳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 면적을 빼면 앞서 설명한 9억 헥타르라는 숫자가 나왔다는 것. 재조림에 적합한 토지가 가장 많았던 곳은 러시아,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중국이 잠재력이 높았으며 전체 중 50%에 달하는 숲 후보지는 이들 6개국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같은 연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너무 낙관적이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자라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이 모델은 시간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일 숲 후보지에 제대로 묘목을 심어 숲이 형성되게 하려고 해도 수십 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 중 기후 변화가 진행되어 더 이상 그 땅에 숲이 형성되지 못할 수도 있다. 아마존을 포함한 열대우림은 기후 변화 영향을 받아 앞으로 토양이 건조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온이 상승하면 숲이 형성되지 못할 위험성이 높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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