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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뇌파 읽는 소리 알아듣게 될까?

소음 속에서도 대화 상대방의 목소리만 제대로 알아들 수 있다. 이는 눈치 채지 못한 곳에서 능숙하게 잡음을 지워주는 뇌 기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인간의 능력을 보청기에 적용하게 할 수 없을지 고민하는 연구팀이 있다.

원래 고급 헤드폰과 마찬가지로 고급 보청기 속에는 화이트노이즈 제거 지원 기능이 있다. 덕분에 차량 소음 등을 없앨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선 특정인 목소리를 알아듣게 하는 건 현재 기술에선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롬비아대학 연구팀은 뇌수술을 반복하는 간질 환자와 협력해 새로운 방식으로 보청기 개선에 나섰다. 지원자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조사한 결과 뇌파 움직임이 자연과 그들이 귀를 기울이려고 하는 화자의 말투, 음성 패턴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 연구팀은 이런 뇌기능이 보청기를 크게 개선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기술을 이용해 음성 소리를 증폭해주는 새로운 마이크 디자인을 연구한다. 신경망이 음성처리 알고리즘을 통해 모든 소리를 포착한 뒤 개별 오디오 스트림으로 분리한다. 청취자의 뇌파와 비교해 뇌 활동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자동으로 증폭하는데 가장 식별하기 쉬워진다는 구조다.

이전 연구 방식은 배우자나 친구 등 자주 얘기하는 상대방 목소리에 반응할 수 있지만 새로운 사람의 목소리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알고리즘을 사전 학습시켜 개선을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과제도 남아 있다. 전극을 뇌에 삽입할 필요 없이 뇌파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비교적 조용한 실내 테스트만 진행하고 있어 소음이 큰 실외 환경에서도 테스트가 필요하다.

이 기술을 탑재한 보청기 프로토타입이 나오려면 몇 년 이상은 필요할지 모른다. 갈 길이 아직 먼 것. 하지만 나온다면 청각 장애인을 도울 뿐 아니라 알렉사나 시리 등 음성 도우미의 음성 인식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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