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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미디어재단, 英서 법적 조치 나선 이유는?

불법 약물이나 아동 성적 학대, 테러 등에 관련된 유해 콘텐츠를 규제하기 위해 제정된 영국 법률 규정이 위키피디아에까지 적용되어 위키피디아가 변조나 파괴 행위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Wikimedia) 재단이 법적 이의 제기를 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는 인터넷상에서 아동 안전을 보호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한 온라인 안전법이 2023년 성립해 같은 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법률로 인해 언론 자유가 위협받거나 과도한 검열이 이뤄질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애플과 다수 인권단체가 우려를 표명했으며 위키미디어 재단도 당시부터 법률에 반대해 왔다.

많은 논란을 남긴 채 시행된 온라인 안전법이지만 지난 2월에는 이 법률 규제를 구체화하는 개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어 위키피디아가 가장 규제가 엄격한 카테고리 1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테고리 1은 공공에 대한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치는 대규모 상업용 플랫폼이나 소셜 미디어를 염두에 둔 분류로 해당 기업은 사용자 신원 확인이나 익명 사용자에 의한 게시물 차단 등 부담이 큰 컴플라이언스 규정이 의무화된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만일 이런 규정이 위키피디아에 적용될 경우 위키피디아 자원봉사 편집자 안전과 프라이버시가 손상되고 원래는 콘텐츠 보호나 개선에 써야 할 자원이 대응에 소모되어 기사가 변조되거나 파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기준이 얼마나 모호한지를 보여주는 예로 위키피디아 첫 페이지에 있는 오늘의 사진을 사용자가 선택하는 것조차 카테고리 1 분류 요건 중 하나인 콘텐츠 추천 시스템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고등법원에 제기된 이번 사법 심사는 온라인 안전법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카테고리 1 플랫폼 지정 방식을 결정하는 개정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위키미디어 재단 측은 카테고리 분류 규칙에 대한 사법 심사를 요청한 소송에 대해 위키피디아 자원봉사 사용자와 자유로운 지식에 대한 세계적인 접근성과 완전성을 지키기 위해 행동을 취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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