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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 아메리카만으로 표기 바꿨지만…

미국 내무부가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개칭한다는 발표에 따라 공식 명칭이 변경될 경우 명칭 변경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보여왔던 구글이 예정대로 구글맵의 멕시코만 표기를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했다. 다만 영향을 받는 건 미국에 있는 사람 뿐이며 멕시코에서는 계속해서 멕시코만으로 표기된다.

1월 20일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 당일 여러 지명을 개칭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그 중 하나가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개칭하는 것이다.

구글은 지명 변경에 대해 정부가 제공하는 지명정보시스템(GNIS) 업데이트에 맞춰 명칭을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정대로 GNIS에서 멕시코만 명칭이 아메리카만으로 변경된 것을 받아들여 구글맵 표기도 아메리카만이 됐다. 다만 지명 표기는 스마트폰의 경우 SIM이나 네트워크, 위치 정보 등 OS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표시되므로 미국에서 접속하면 아메리카만이라는 표기가 되지만 멕시코에서 접속하면 지금까지처럼 멕시코만 표기로 미국과 멕시코 이외에서는 멕시코만(아메리카만)으로 병기된 형태가 된다.

웹 버전에서는 검색 설정’ 내에 있는 검색 결과 언어와 지역을 변경하면 각 국가에서의 보이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으로 하면 아메리카만 표기가 확인된다. 멕시코로 하면 멕시코만 표기가 된다.

멕시코 셰인바움 대통령은 명칭 변경에 대해 구글에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아메리카를 멕시칸 아메리카로 바꾸는 건 어떠냐고도 제안했지만 이는 제안에 그치고 있어서인지 구글맵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구글이 구글 지도 표기를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 데 이어 애플도 이를 따라 순정 맵스 앱 표기를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맵이 곧바로 변경 대응을 발표한 것과 달리 애플은 즉각 따르지 않아 공화당 연방의회 의원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어 공화당 그레그 스튜브 하원의원은 페이스북에 구글 맵은 아메리카만으로 업데이트했다며 애플은 아직도 멕시코만이라는 말로 애플 측 자세를 비난하는 댓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애플은 맥OS와 iOS에 제공하는 맵스에서도 2025년 2월 11일부터 미국 사용자에게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했다.

또 애플 관련 정보에 정통한 블룸버그 마크 거먼 기자에 따르면 애플은 곧 전 세계 모든 사용자에게도 이 변경사항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먼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애플 팀쿡 CEO와 알파벳 순다르 피차이 CEO 등 기술 기업 임원이 취임식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에 그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이 트럼프 정권에 밀착하고 있는 자세를 지적했다.

한편 주요 지도 서비스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빙 맵스와 맵퀘스트가 있지만 아직 둘 다 멕시코만 명칭을 변경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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