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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3번째…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 인간 이식 수술 성공

미국 알라바마주 출신 53세 여성이 역사상 3번째로 돼지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여성은 의사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회복하고 있으며 수술 후 2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

이번에 돼지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53세 토와나 루니는 1999년 어머니를 위해 2개 있는 신장 중 1개를 제공했지만 후에 임신 중 만성 고혈압을 앓게 됐다. 2016년에는 남아있던 신장 1개가 기능을 상실했고 그 이후로는 주 3회, 하루 4시간씩 투석을 받고 있었다.

루니는 2017년 신장 이식 대기 명단에 등록됐고 평균적인 환자보다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받았지만 루니의 면역계에 일치하는 신장을 찾는 건 어려웠다. 그의 면역계는 임신과 수혈을 통해 거의 모든 인간 조직을 거부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루니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그건 유전자를 편집해 인간 조직에 적합하도록 한 돼지 신장을 이식한다는 것이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연구 요건에 예외를 둬서 루니에 대한 돼지 신장 이식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11월 25일 뉴욕대학 랑곤 의료센터에서 루니에 대한 역사상 3번째 돼지 신장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루니에게 이식된 돼지 신장은 미국 재생 의료 기업 리비비코(Revivicor)가 개발한 것이었다. 이 신장을 제공한 공여 돼지로부터 인간 면역계를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는 3개 돼지 단백질 유전자와 돼지 성장 호르몬 수용체의 유전자가 제거됐다. 또 신장이 더 인간 몸에 적합해지도록 인간 유전자 6개가 추가됐다고 한다.

또 리비비코는 돼지 신장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환자에게 감염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특별한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덧붙여 루니의 면역계는 인간 신장을 공격하는 항체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돼지 장기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항체는 적었다고 한다.

신장 이식 수술은 무사히 종료됐고 혈관을 연결한 돼지 신장이 루니 체내에서 기능하고 있음도 확인됐다. 집도의는 수술 직후 이보다 더 잘 될 수 없었다며 현시점에서 정말 만족스럽다고 밝히면서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어려운 일이 남아있지만 좋은 시작을 했다는 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밝혔다.

돼지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이번 실험적 수술에 대해서는 윤리적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뉴욕 주립대학 업스테이트 의과대학의 생명윤리학자 시드 존슨은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많은 희망이 있지만, 희망은 과학적 증거가 아니라며 다른 연구팀이 서로 다른 프로토콜로 수술을 진행하는 건 과학적으로 우수한 실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돼지 장기를 이식해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 위험과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에게 희망을 보여 실험에 동의하게 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더불어 돼지 유전자를 편집해 인간 몸에 적합하게 만드는 것에도 윤리적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리비비코 사장 겸 최고과학책임자인 데이비드 아자레스는 이식에 충분한 장기를 제공할 수 있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공여 동물을 도살하는 것에 대한 단점을 상회한다고 주장했다. 자사 목표는 장기를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장기 부족 위기를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신장이나 심장, 기타 장기가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게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돼지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 2명은 이미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 후 몇 주에서 몇 개월 정도만 생존했다. 하지만 루니는 이전 환자보다 훨씬 건강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그가 수술 후에도 오래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루니의 신장은 수술 후에도 잘 기능하고 있으며 의사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회복했기 때문에 수술 후 2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 지금은 병원 근처 아파트로 이동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으며 향후 3개월간 병원에서 매일 경과를 관찰할 예정이다.

수술 후 루니는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됐고 수술 전에 있었던 피로와 부종 증상도 없어졌으며 8년 만에 스스로 배뇨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놀라운 기분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서 인생 2번째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루니는 과거와 같이 파트타임 계산원 일로 복귀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크리스마스에는 성인이 된 딸과 손주가 아파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며 놀라운 일이며 세상에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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