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저에 설치된 통신 케이블은 자연재해, 마모, 어업 활동, 그리고 제3자의 의도적인 파괴 행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손상될 수 있다. 이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케이블보호위원회(ICPC)는 11월 29일 해저 통신 케이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제 자문 기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데이터 교환 99% 이상을 담당하는 해저 통신 케이블은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생명줄 역할을 한다. 이들 케이블은 통신,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원활히 작동하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자연재해, 인프라 노후화, 어업 및 정박 시 닻에 의한 손상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ITU에 따르면 해저 통신 케이블이 손상되면 산업과 정부 운영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개인이 교육, 의료,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ICPC는 2023년 전 세계에서 매년 평균 150~200건 이상 해저 케이블 수리가 이뤄졌으며 이는 매주 3건 가량 케이블 손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TU는 안정적이고 고속인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전 세계적으로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해저 통신 케이블 복원력은 중요하다며 정부, 규제 당국, 업계 리더, 해저 통신 전문가, 국제 기구 등 다수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은 디지털 미래와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문 기구는 해저 통신 케이블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협력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구는 해저 케이블 사업자, 통신사, 정부 기관, 해양 당국, 국제 기구, 그리고 유엔 기관 대표를 포함해 민관 멤버 40명으로 구성된다.
공동 의장으로는 나이지리아 통신·혁신·디지털 경제부 장관 보순 티자니(Bosun Tijani)와 포르투갈 국가통신국 이사회 의장인 산드라 막시미아누(Sandra Maximiano)가 임명됐다.
ICPC 의장인 그레이엄 에반스(Graham Evans)는 ITU와 함께 설립한 이번 국제 자문 기구는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보호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의미한다며 ITU와 협력해 모범 사례를 장려하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며 해저 통신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한 일관된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티자니 의장은 해저 통신 케이블은 연결된 전 세계 기능에 필수적이지만 협력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시미아누 의장은 이번 이니셔티브는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디지털 복원력을 위한 국제 협력을 촉진하려는 국제 사회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자문 기구는 연간 최소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전기통신, 디지털 복원력, 인프라 개발 전문가와 협력해 전략적 지침을 선정할 예정. 첫 회의는 2025년 2월 말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열릴 계획이다.
한편 자문 기구 설립과 비슷한 시기에 발트해에 설치된 해저 통신 케이블이 누군가에 의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ITU와 ICPC는 이 사건과 자문 기구 설립 간 연관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