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기자
애플 직원이 애플이 개인용 아이클라우드 계정 및 업무 외 사용 기기를 통해 직원을 감시하고 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2월 1일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출된 소송장에서 원고 측은 애플이 직원에게 개인 프라이버시 권리를 포기하도록 요구하며 직원이 자택에 있거나 업무 외 시간에도 물리적, 영상적, 전자적 감시를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이런 요구가 캘리포니아 주법을 위반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2020년부터 애플 광고 기술 부서에서 근무한 아마르 박타(Amar Bakta)다. 소송장에는 애플이 박타의 고용 가능성을 제한한 사례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박타가 디지털 광고에 대해 대중 강연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했으며 애플에서의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링크드인 계정에서 삭제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장에는 애플 직원에게 애플 에코시스템은 울타리로 둘러싸인 정원이 아니라 감옥이라며 근무 시간 중이든 근무 시간 외든 직원은 애플 감시 하에 놓인 판옵티콘(전방위 감시 체계) 속에 있다고 적혀 있다.
애플은 이에 대해 모든 직원은 임금, 근로 시간 및 근로 조건에 대해 논의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자사 업무 행동 지침에 포함되어 있으며 모든 직원이 매년 이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원고 측 주장을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소송은 법률 사무소(Baker Dolinko & Schwartz, Outten & Golden)가 대리하고 있다.
소송장에 따르면 애플 정책은 직원에게 업무와 가정 생활을 디지털적으로 통합하도록 강요하며 결과적으로 애플은 직원 업무 외 활동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직원에게 업무에서 애플 제품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회사 제공 기기에 제한이 많아 대부분 직원은 개인 소유 애플 기기를 사용하게 되며 이 경우 개인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사용해야 한다. 또 회사는 기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 위치 정보와 기기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 기밀 정책에는 애플이 관리하거나 소유한 아이폰, 아이패드 또는 컴퓨터에서 개인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 해당 기기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이메일, 사진, 동영상, 메모 등)는 애플 검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직원은 애플 감시를 피하기 위해 회사가 제공한 기기를 사용하고 업무용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별도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소송장에 따르면 애플은 업무용 아이클라우드 계정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애플 전직 직원 역시 그동안 회사 감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바 있으며 이번 소송은 애플 측 관행과 이를 허용한 정책 문제를 보다 상세히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측은 이번 소송은 애플 직원 감시 관행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정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