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숙제나 업무 제출물 등 일상에서 해내는 과제에는 마감 시간이 당연히 따라붙지만 다양한 이유로 마감 시간을 어긴 경험이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토론토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제출된 작품이나 업무 질이 동등하더라도 마감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가 낮아진다는 게 밝혀졌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작품이나 제출물이 마감 시간을 지켰는지가 내용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팀이 찾은 모든 연구는 마감 시간이 노동자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것이었다. 마감 시간이 다른 이들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하려는 것.
연구팀은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18건 실험을 수행했으며 참여한 피실험자는 6,982명에 달했다. 피실험자에는 기업 관리자, 임원, 인사 담당자 등 누군가를 평가하는 일을 하는 이들이 포함됐고 광고 전단지, 예술 작품, 사업 제안서, 제품 판매 자료, 사진, 뉴스 기사 등 다양한 게 평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실험에서는 피실험자에게 해당 작품이나 제출물이 마감 시간에 대해 언제 제출됐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됐다.
실험 결과 마감 시간을 지킨 작품과 비교했을 때 마감 시간에 늦은 작품은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더라도 일관되게 품질이 낮다고 평가됐다. 연구팀은 미술 콘테스트 출품작, 학교 제출물, 비즈니스 기획서 등 모두가 정확히 같은 걸 봤지만 그게 언제 도착했는지에 대한 지식을 작품 평가에 활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감일보다 1일 일찍, 마감일 당일 아침처럼 마감 시간을 지킨 경우와 비교해 1시간 늦게 이후부터는 평가 점수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마감 시간 전에 제출한 것이라면 마감 시간 며칠 전이든 마감 직전이든 평가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어 마감 시간에 늦은 경우 마감 후 1일이든 1주일이든 평가는 똑같이 부정적이었다.
마감 시간에 늦은 경우 평가 하락 경향은 직원이 미리 마감 시간에 맞출 수 없다고 알렸을 경우에도 적용됐다. 또 지금까지 마감 시간을 줄곧 지켜왔던 직원이라도 마감 시간에 단 한 번 늦었을 뿐인데도 피실험자로부터의 평가는 낮아졌다.
직원이 마감 시간에 늦은 경우 피실험자는 직원 성실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해당 직원에게 업무를 의뢰할 가능성이 낮다고 대답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로부터 마감 시간에 늦으면 직원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승진 기회를 제한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 중 하나는 중국 고등학교에서 진행됐으며 학생은 미술 콘테스트에 제출된 예술 작품을 평가했다. 이때 학생들에게는 예술 작품 그 자체 외 정보는 무시하라고 전달됐지만 그럼에도 마감 시간에 늦은 작품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실험은 마감 시간에 늦은 것에 대한 영향이 언어, 나이, 문화를 초월한다는 걸 보여줬으며 마감 시간을 설정한 사람이 무관한 사람이어도 비슷한 영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마감 시간에 늦은 부정적 영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었던 경우는 마감 시간에 늦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였다. 예를 들어 배심원으로 선정되어 법정에 출석해야 했다와 같이 본인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경우 피실험자는 마감 시간에 늦은 걸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또 그 마감 시간이나 작품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전달된 경우 평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마감 시간에 관한 소통은 중요하다며 만일 엄격한 마감인 경우 관리자는 직원에게 알려야 하며 마감 시간에 맞출 수 없었던 이유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경우 직원은 상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