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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공위성 파괴로 ISS 위험 44% 늘었다”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인도가 진행한 미사일을 이용한 위성 파괴 실험은 인도 입장에선 우주 강국 선언을 위한 장치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제 사회에선 우주 공간에 대량 파편을 흩뿌리는 폐를 끼치는 행위이기도 했다.

위성 파괴로 인해 발생한 우주 파편은 지구 주위를 돈다. 처음에는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위험을 미치는 게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브라이덴스타인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장관은 위성 파괴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우주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아주 무서운 행위라고 말한다.

파괴 직후 시점에선 270개 이상이던 파편은 이후 확인된 것만 해도 적어도 400개 이상에 달한다. 이 중 60개는 15cm 이상 큰 파편이며 모두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위성 고도는 국제우주정거장 궤도보다 낮은 위치였던 만큼 파괴로 인한 영향은 적은 것으로 보이며 인도 정부는 파편이 몇 주 안에 지구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확산된 파편 중 적어도 24개 이상은 더 높은 고도에 도달해 잠재적으론 국제우주정거장에 위험을 끼칠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나사 측은 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며 영향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사 측은 미전략사령부의 연합우주운영센터(CSpOC)와 공동으로 국제우주정거장의 위험이 지난 10일 동안 44% 증가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물론 우주비행사가 곧바로 위험에 노출되는 건 아니며 만일의 경우 국제우주정거장을 조종해 파편을 피할 수는 있다고 설명한다. 또 긍정적으로 보자면 파편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를 낮춰가며 결국에는 소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중국 역시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파괴한 바 있다. 이 때에는 인도 위성보다 높은 고도였던 탓에 파편은 아직까지 지구 주위를 돌고 다른 위성이나 우주 미션에 위협이 되고 있다. 각국은 우주 파편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용화된 건 없다.

우주 파편이 대량 방출될 때 가장 두려운 건 케슬러 증후군이라는 연쇄 반응이다. 이는 파편이 다른 파편이나 인공위성에 충돌해 더 많은 파편을 발생시켜 수습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현상이다. 영화 그래비티 첫 부분에서도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한 탓에 대량 파편이 우주왕복선을 습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케슬러 증후군을 알기 쉽게 설명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영화는 연출을 위한 허구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 등 궤도차로 인해 현실에선 그만큼 격렬한 연쇄 반응이 발생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위험이 제로인 건 아니다. 나사 측은 이 같은 행위가 환경 파괴 행위이며 우주비행사의 안전한 우주 비행과는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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