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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737과 사랑에 빠진 獨 여성…9년간 연애 종지부

사람도 생물도 아닌 무생물에 성적 매력을 느끼거나 흥분을 느끼는 성적 도착인 대물성애를 가진 여성이 9년 동안 제트 여객기를 사랑해 왔다고 독일 지역 신문이 보도했다. 비행기와 결혼하고 싶다는 여성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헤어진 뒤에도 둘, 아니 한 사람과 비행기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여성은 말하고 있다.

창고 작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셸 케브케가 비행기와 사랑에 빠진 건 2014년 3월 11일의 일. 독일 베를린에서 스위스 바젤로 향하는 항공편을 이용한 케브케는 그때 처음 탄 보잉 737-800형에 마음을 빼앗겼다.

친근하게 보잉 737-800형을 Schatz(독일어로 보물이나 달링 의미)라고 부르고 있다는 그녀는 그는 자신에게 매우 매력적이고 섹시하다며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진 매력적이고 우아한 항공기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매력을 느끼는 건 주 날개와 그 끝부분의 윙렛이라고 하며 케브케는 그의 날개를 만지면 곧바로 손바닥에 땀이 나고 흥분되어 버린다며 할 수만 있다면 연인과 결혼해서 격납고에서 함께 살고 싶다며 그건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 특별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무생물에 마음이 끌리는 케브케 같은 대물성애를 가진 사람이 전 세계에 40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법의학 정신과 의사는 이는 이른바 파라필리아 다시 말해 성적 기호 장애지만 그게 고통이나 갈등 등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병적이거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브케에 따르면 2011년까지는 인간 남성과 교제했지만 연애 감정은 없었다고 한다. 그 후 2013년 11월 처음으로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비행기에 설레기 시작했고 2014년 테겔 공항에서 보잉 737-800형을 보고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한다.

가능한 한 보잉 737-800형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 케브케는 공항에 취직하려 했지만 대물성애가 있다는 이유로 채용되지 않았다. 또 공항 출입을 위한 ID 카드 발급도 거부됐다.

그 때문에 케브케와 보잉 737-800형이 만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 중에만 가능했다. 하늘의 연정은 여비가 많이 들어서 케브케는 제트기 모형을 안고 자는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케브케는 한때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인정한 국가이며 개방적인 결혼 양식으로 알려진 네덜란드로 가서 보잉 737-800형과 결혼식을 올리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관심이 줄어들어 결국 10년간의 연애 관계를 정리하게 됐다.

항공기 팬들이 모이는 프리마켓에서 공항 기념품과 비행기 굿즈 300점을 처분한 그녀는 BILD에 지금도 그와 자신은 친구 사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브케가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중세 기사 갑옷이라고 한다. 독일 여성이 물체와 사랑을 키웠다는 뉴스가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에는 29년 동안 베를린 장벽과 사귀고 있었다는 여성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보도된 적이 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 여성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에는 정원 울타리에 연정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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