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해적판 범죄이니 정식 서비스 시청해라? 캠페인 역효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홍보하는 문구로 불법 해적판으로 보고 있지 않냐 정식 서비스로 보라는 해적판 방지 메시지가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교 경제경영학부 마케팅 교수인 이그나시오 레돈도(Ignacio Redondo) 연구팀은 스트리밍 서비스 홍보에서 광고 포함 시 할인, 이용 기간에 따른 할인 등 플랜과 2가지 저작권 침해 방지 메시지를 비교해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인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팀이 9월 4일 발표한 논문 ‘단계적 할인과 저작권 침해 방지 메시지를 통한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 가입 유도’는 경쟁이 치열해진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가입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분석한 연구다. 이 논문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시장은 해적판으로 인해 높은 해지율과 상당한 수익 손실을 겪고 있으며 사용자 유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광고 등급, 충성도 등급, 저작권 침해 방지 메시지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를 싫어하는 사용자는 광고 등급에 따른 플랜에 끌리고 해당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충성도에 따른 플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또 정의에 민감한 사람이나 형사 처벌에 두려움을 느끼기 쉬운 이에게는 저작권 침해 방지 메시지가 효과적일 것으로 여겨졌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일부 해적판 사용자는 모든 걸 무료로 얻으려는 범죄자가 아니라 합법적인 콘텐츠가 없을 때 불법 다운로드를 사용하는 잠재 고객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저작권 침해를 비판해 정식 서비스로 유도하는 접근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스페인 전국에서 스트리밍 구독자 8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가상 플랫폼 플릭시오(Flixio)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 연구는 2가지 단계적 할인 플랜과 2가지 해적판 방지 메시지 중 어떤 게 구독 의향을 높이는지와 각 인센티브와 서비스 내 콘텐츠 평가가 구독 의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요 연구 목표로 삼았다.

연구에 따르면 단계적 광고 할인 인센티브는 사용자 광고에 대한 의견이 만족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광고가 표시되지만 할인이라는 플랜에서는 광고에 대해 긍정적인 사용자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아진다. 반면 광고를 강하게 싫어하는 사용자는 좀더 비싼 플랜을 선택해 광고를 제거할 수 있다.

또 충성도에 따른 할인 플랜도 광고 플랜과 비슷한 방식으로 라이트 유저는 쉽게 가입하고 헤비 유저는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해적판은 범죄라는 메시지는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범죄라는 위협적인 메시지는 저작권 침해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정식 구독 의향을 높이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리적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리액턴스라는 현상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구독 서비스 유도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단계적 할인 플랜이었으며 해적판 방지 메시지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