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2에 등장하는 T-1000은 액체 금속 재질로 이뤄져 있다. 덕분에 몸을 자유롭게 바꿔가며 좁은 틈새 같은 곳을 통과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 연구팀이 이런 T-1000을 떠올릴 만한 수평 뿐 아니라 수직 방향으로도 이동할 수 있는 액체 금속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 T-1000처럼 자유롭게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된 건 아니다. 하지만 갈륨이나 일부 합금은 상온에서 액체가 되고 높은 전도성과 변형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액체 금속에 니켈이나 철 등 자성 입자를 더하면 자석으로 움직이는 액체 금속을 제조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성 액체 금속 대부분은 높은 표면 장력을 갖고 있는 탓에 수평 방향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중국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수평 뿐 아니라 수직 방향으로도 이동하고 공기 중에서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액체 금속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갈륨과 인듐, 염산 등에 담근 주석 합금으로 이뤄진 액체 금속에 철 입자를 추가했다. 이 액체금속은 표면에 산화갈륨 층을 형성해 표면 장력이 평소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연구팀은 자석 2개를 이용해 액체 금속을 수평으로 뻗게 하자 4배 길이까지 늘릴 수 있었다고 한다.
액체 금속은 전도성도 갖고 있으며 자석으로 움직여 회로를 형성하고 LED 램프를 켜거나 끄게 할 수도 있다. 또 염산 속에 넣어서 액체 금속에 자석을 가까이 하면 염산에 담근 본체에서 액체 금속이 성장한다.
새로 개발한 액체 금속은 수직 방향, 공기 중에서도 특성을 잃지 않고 액체에서 공중으로 이어진 채 회로를 형성하고 LED 램프를 켜거나 끌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액체 금속을 소프트웨어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